<2013 아·태 금융포럼> 윤창현 금융연구원장 “토빈세 도입으로 엔저 공습 막아야”

2013-03-28 14:27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윤창현 한국금융연구원장은 28일‘엔저공습’과 환율 변동폭을 줄이기 위해 토빈세(단기성 외환거래에 부과하는 세금) 도입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의 엔저 상황이 기업경영의 발목을 잡고 있는 만큼 제도적인 방패로 우리 기업들의 숨통을 트일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윤 원장에 따르면 엔·원환율은 1엔당 10원 수준을 오랫동안 지속해오다 2007년 서브프라임 위기 직전 1엔당 7엔까지 큰 폭으로 올랐다.

그러나 지난해 말 아베노믹스(일본 아베 정권의 양적 완화 정책)가 본격화되면서 1엔당 15원까지 엔화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한 뒤 현재는 1엔당 11원 정도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에 윤 원장은 우리 정부의 대응도 다양하게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윤 원장은 “아베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의 중요한 목표가 엔저 정책이라는 점에서 우리 수출 중소기업들이 계속 어려워질 수 있다”며 “토빈세 등으로 일본 아베노믹스의 부작용을 일정 부분 차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엔화약세는 경합도가 높은 품목이 많은 국내 수출기업에 타격을 줄수 밖에 없다.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 경제에 상당한 피해가 지속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윤 원장은 위기에 상대적으로 강한 우리 경제 특성 상 기회는 있다고 진단했다. 우리나라의 수출 중 24%를 차지하는 중국이 버텨줄 경우 선진국 경기침체에 따른 수출 악영향을 ‘중국 효과’가 어느정도 상쇄시킬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대외적인 평가도 근거로 들었다. 골드만 삭스자산 운용은 한국을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멕시코·인도네시아·터키 등과 함께 향후 수십년간 세계 경제를 이끌 ‘8대 성장국가’로 선정한 바 있다. 특히 2025년에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미국·캐나다·유럽 등 주요국에 이어 8위로 올라서고 2050년에는 미국·유럽과 유사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윤 원장은 기준금리에 대해 적극적인 통화 팽창은 어려워도 가능한 범위 내에서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여전히 경기는 부진하겠지만 점차 회복되는 ‘상저하고’가 될 것이란 예측에서다. 가계부채와 고령화가 잠재성장률 하락에 따른 저성장 기조도 근거로 들었다. 1980년대에 8%에 달했던 잠재성장률은 90년대 6%, 2000년대 4%, 현재 3%까지 떨어진 상태다.

윤 원장은 “금리인하는 한은의 고유권한이지만 경기 부양 측면에서 올 상반기에 금리인하를 통해 최악의 경기 상황은 피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