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베트남 사이공강에 '서강대교' 강변에는 '자이'가

2013-03-27 07:28
GS건설, 베트남에서 토건 역사 새로 쓰다

호치민시 빈로이교 전경. [사진제공 = GS건설]
(호치민·하노이)아주경제 이명철 기자=“우리나라를 방문했던 호치민시측의 강력한 요구로 빈로이교를 짓게 됐습니다. 이 좁은 곳에 대규모 교량을 설치하는 것 자체가 엄청난 기술력을 필요로 했고 지금은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습니다.” (신창민 베트남 TBO도로 현장 소장)

베트남 호치민시 투득 지역에 도착하니 흙탕물이 뒤섞인 사이공강이 흐르고 있었다. 그 위에는 TBO도로 구간 중 하나인 빈로이교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었다.

빈로이교는 닐센아치 형식(아치부 행거가 케이블로 이뤄져 경사지게 배치)으로 지어진 서강대교와 흡사한 모습이었다. 우리나라를 방문했던 호치민시 관계자들이 서강대교를 본 후 베트남의 랜드마크로 삼기 위해 전략적으로 요청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GS건설은 베트남에서 대규모 토목·건축 공사를 진행하며 신성장 동력의 발판을 마련해나가고 있었다.

TBO도로 공사 현장 전경. [사진제공 = GS건설]
◆베트남 중추신경 도로·지하철 사업 주도

베트남 호치민시에 건설 중인 TBO도로는 제1번 외곽순환도로 북부구간으로 탄손냣 공항에서 린수안 교차로까지 13.6㎞ 구간을 연결하게 된다.

신 소장은 “4000여가구의 주거지역을 헐어야 하고 쓰레기로 매립된 연약지반이어서 공사에 어려움이 예상됐다”면서도 “호치민시 지원으로 보상이 마무리됐고 기둥을 지하에 박는 연약지반 개량 공법을 통해 예상 공정률보다 빠르게 공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TBO도로의 랜드마크인 빈로이교는 높이 30m, 너비 28m, 길이 150m 규모로 혼잡한 도심에 설치조차 쉽지 않았다. GS건설은 한국에서 강판 5000t을 투입해 8개월간 교량을 제작, 베트남으로 운반한 후 현지에서 조립·설치해 서강대교를 완벽히 재현하는데 성공했다.

TBO도로는 GS건설의 장기적 성장 로드맵의 출발선이다. 사회간접자본시설(SOC)을 건설해주고 이에 대한 대가로 토지를 받아 개발하는 방식인 BT 사업방식으로 진행됐다. GS건설은 2억9200만달러를 투입해 TBO도로를 공사하고 뚜띠엠·미니신도시·리버사이드·리버뷰 팰리스 등 100만㎡에 이르는 토지를 받아냈다.

TBO도로의 성공적 추진으로 GS건설은 베트남 산업 동맥으로 자리 잡을 호치민 메트로 1호선 지하철 공사도 맡게 됐다.

호치민시 중심부 벤탄시장에서 수오이티엔 차량기지를 잇는 19.8㎞ 연장의 도시철도 프로젝트다. GS건설은 2공구(17.2km) 중 고가교(14.44㎞), 특수교량 6개소, 역사 11개소, 21만㎡ 규모의 차량기지를 건설한다.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도 GS건설의 손길을 찾을 수 있었다. 하노이 빈틴 지역에 도착하니 홍강을 가로지르는 빈틴교량 사업이 진행 중이었다. 하노이 제5번 외곽순환도로(366㎞) 중 손타이와 홍강을 횡단하는 5.5㎞ 교량을 짓는 프로젝트로, 홍강 횡단 교량 중 가장 길다.

윤석봉 빈틴교 현장소장은 “최저가 방식이 아닌 적정공사비 입찰로 현지에서 모범 공사현장으로 인정 받고 있다”며 “초기 작업이 빨리 진행됐고 의사결정 절차가 빨라 현재 6개월 조기 준공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발주처인 베트남 MOT 산하 PMU TL의 응웬맹훙 부사장은 “한국 차관으로 이뤄진 사업이어서 한국 업체 수주가 우선이었는데 풍부한 교량 시공경험을 가진 GS건설을 파트너로 선정하게 됐다”고 전했다.
하노이 홍강 위에서 짓고 있는 빈틴교량 공사 현장. [사진제공 = GS건설]


◆한국형 최고급 주거단지 조성 박차

토목분야뿐 아니라 주거단지 건축 분야에서도 랜드마크가 속속 들어서고 있다.

호치민 타오디엔 지역에는 강변을 따라 고급 빌라가 늘어선 외국인 부촌 마을이 위치했다. 이곳에는 GS건설이 지은 베트남판 자이 ‘자이 리버뷰 팰리스’가 들어서 있다.

지상 27층 3개동, 270가구(전용면적 144~516㎡) 규모로 2011년말 완공했다. 한국형 아파트를 그대로 옮긴 듯한 모습으로 수영장을 비롯해 피트니스 센터, 골프연습장, 게스트하우스 등을 갖췄다.

이상주 리버 팰리스 분양소장은 “임대료가 최고 월 4000달러를 넘는 최고급 주거단지지만 완공 전에만 60% 이상이 팔릴 만큼 높은 관심을 받았다”며 “주로 외국인들이나 베트남 상류층이 거주 중”이라고 말했다.

리버뷰 팰리스와 멀지 않은 거리에는 현재 호치민시 최고 부촌인 푸미홍 신도시가 있다. 대만 디벨로퍼 CT&D가 개발한 신도시로 호치민의 강남으로 불리는 지역이다. 고급 빌라와 음식점이 즐비하고 3개의 외국인 학교도 입지했다.

GS건설은 이곳에서 불과 5km 떨어진 곳에 한국형 신도시인 ‘나베 신도시’ 건설에 착수했다. 호치민시가 추진하는 남부개발축의 중심으로 푸미홍을 넘어선 베트남 최고의 신도시를 짓는 것이 목표다.

우선 2016년 아파트 1300가구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빌라와 아파트 등 1만70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땅을 고르는 성토작업을 2단계까지 완료하고 내년부터 도로 등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

국중수 GS건설 베트남 지사장은 “다양한 토건 사업을 통해 베트남 정부로부터 최고의 신뢰를 쌓았다”며 “이를 바탕으로 베트남에서 진행될 대규모 사업에 참여해 장기 성장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호치민시 자이리버뷰팰리스 전경. [사진제공 = GS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