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중기청 업무보고 뒤 무슨말 오갔나
2013-03-25 16:10
아주경제 김진오 기자= 지식경제부를 확대 개편한 산업통상자원부의 첫 대통령 업무보고 분위기는 어땠을까.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윤상직, 이하 산업부)가 25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새 정부 임기 첫 해 업무보고를 실시했다.
이어 중소기업청과 특허청의 업무보고가 이어진 뒤 관계자들이 한자리에서 열띤 토론의 장을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는 부처 간 칸막이 행정을 없애고 협업체계를 구성하자는 새 정부 운영원칙이 반영된 듯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기탄없는 대화를 나눴다는 후문이다.
이날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정만기 산업부 기획조정실장은 브리핑을 통해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토론의 시간으로 진행됐다"며 "토론과 오찬에 이어 산업부 울림 합창단의 공연으로 훈훈한 분위기에서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정 실장에 따르면 이날 토론에서 김형용 중기청 창업벤처 과장은 "아이디어를 산업화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런면에서 미국의 퀄키사가 보유한 온라인 아이디어 시장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10달러면 온라인에서 아이디어를 누구나 제공할 수 있고 이를 회원 35만명이 투표를 통해 검증해 사업화하고 있다"며 "그동안 310여개 정도의 아이디어가 사업화됐는데 이 가운데 수익 30%는 아이디어를 낸 사람이 가져가고 70%는 퀄키사가 챙겨가는 모델"이라고 전했다.
또 정대진 산업부 산업경제정책과장은 "융합·창의의 시대에서는 인력 양성이 중요하다"며 "대기업은 자체적으로 인력을 양성하지만 중소기업은 힘들다.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학간의 칸막이를 없애고 교과 과정을 손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과장은 "예를 들어 현대차는 과거에는 엔진·동력장치 연결 등이 문제였지만 최근은 소프트웨어·아이티의 결합이나 전자화가 관건이 되고 있다. 또
디자인 경쟁력이 결정하는 시대가 왔다" 면서 "다양한 학문의 배경을 갖고 있는 인재들이 발굴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학도 산업부 창의산업정책관은 "산업 융합에 따라 정부가 부처간 협업을 통해 인증제도 보완에 나서야 한다"며 "2009년에 트럭 지게차를 생산한 A업체가 인증을 정부에 신청했지만 트럭인지 지게차인지 논란이 있어 (인증을 받는데)3년이나 시간을 허비했다"고 지적했다.
속초시 관광과장은 "속초 중앙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시청에서 팀을 별도로 구성해 상점을 개설해 운영토록 했다"며 "문화와 관광을 연계한 아이디어로 빛의 거리, 관광시장, 아바이 마을 등을 전파하고, CCTV 다목적방송 등을 접목했더니 빈점포가 80%에 달하던 곳이 전국에서 으뜸가는 시장으로 변모했다"고 밝혔다.
조연상 산업부 기업협력과 사무관은 대·중소기업의 납품과 관련, "낙찰 받은 중기의 단가를 다시 깎아서 의지를 꺾는가 하면, 납품업체가 생산성을 높이니 단가를 후려쳐서 의욕을 상실하게 하는 대기업의 행태가 여전하다"며 대·중소기업간 불공정 거래관행을 꼬집었다.
최남호 항공기계산업과장은 "최근 대모엔지니어링을 방문했을때 현장 정리를 한다든가 화장실을 깨끗하게 정리 정돈만 해도 생산성이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며 "공정과 환경을 개선해도 생산성과 생태계의 경쟁력이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부산기계공고 교장은 "과거에 박정희 대통령시절에는 공고만 졸업을 해도 취업이 원활했다. 학벌보다는 능력위주로 기용하는 기업문화가 있었다"면서"최근에는 능력보다 학벌위주다 보니 중기 인력난이 심화된다. 마이스터고 졸업생의 70%만 취업해도 1만5000명이 중기에 공급되기 때문에 인력난의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렬 경기중기청 주무관은 "중기 수출지원센터에 있으면서 중기들이 FTA 효과를 많이 누리지 못하더라"면서 "특히 원산지 증명이 쉽지 않다고 한다. 이것만 중기가 잘하도록 배워도 수출이 많이 늘지 않겠는가"라고 밝혔다.
외교통상부 최종규 국장은 "한국은 15년전만 해도 FTA의 후진국이었으나 지금은 많이 체결되고 잘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며 "다만(FTA의 체결에서) 기업의 목소리를 얼마나 반영하고 소비자 입장을 듣고 있는가가 아쉬운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