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50년> 라면 韓日전, 미국 시장에서 일본과 격돌

2013-03-14 18:20



아주경제 전운 기자 = 국내 라면업체들의 해외 진출이 가속화되면서 종주국 일본과 '한일전'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특히 이같은 경쟁은 미국을 중심으로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세계인스턴트라면협회에 따르면 2011년 기준 연간 라면소비량은 중국, 인도네시아, 일본, 베트남, 미국, 한국 순이다.

미국의 라면소비량은 40억 3000만개 수준이다. 미국은 6위인 한국(35억9000만개)보다 5억개 이상 더 많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라면시장 규모는 10억달러 수준으로 일본 업체인 동양수산(50%), 일청식품(30%)이 각각 점유율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농심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농심은 신라면블랙을 중심으로 '랍스터 사발', '비프 사발' 등 현지인 입맛과 기호를 반영한 현지 특화형 제품도 함께 선보이고 있다. 이를 통해 미국내 매출을 지난해 1억4000만 달러에서 올해는 40% 이상 늘어난 2억 달러로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14%로 3위에 그친 미국 시장 점유율을 끌어 올려 3년 내에 2위로 올라서겠다는 목표다.

농심은 2005년 설립한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라면공장 생산라인을 최근 증설했다. 연간 생산량을 4억4000만개에서 5억5000만개로 확대하기 위해서다. 신라면블랙, 너구리 등을 생산하는 농심 LA 라면공장의 생산라인 증설 작업은 공장 설립 후 처음이다.

동시에 월드스타 싸이를 모델로 기용, 현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신라면블랙'의 성장세에 가속도를 더하고 있다. 지난해 신라면블랙의 미국내 매출은 1500만달러였고 올해는 1800만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팔도는 스테디셀러인 '도시락'을 중심으로 해외 수출 비중을 늘리고 있다. 도시락은 전체 매출의 1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는 '남자라면'을 앞세워 미국 시장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1983년부터 미국 수출에 나선 팔도는 지난해 꼬꼬면, 사발면, 비빔면 등으로 1200만 달러의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는 남자라면을 미국 수출 품목에 새롭게 추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지난해보다 8% 늘어난 1300만 달러 매출을 목표하고 있다.

오뚜기는 참깨라면, 열라면, 진라면 등을 미국 시장에 수출하고 있다. 오뚜기는 올 1~2월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가량 증가하는 등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미국 수출 목표도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어난 500만 달러를 계획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000년대에 본격적으로 시작된 해외 진출은 현지화 전략으로 최근 탄력을 받고 있다"며 "해외 시장은 과포화된 국내 시장에서 탈피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주춧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