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투자·채용계획 속도낸다
2013-03-14 17:33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재계가 투자와 채용계획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어느 때보다 재계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커지고 있는 만큼 경제위기 극복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다.
14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회장단 회의를 개최하고 투자 및 고용 확대에 대한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전경련은 지난 2월 정기총회를 통해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전경련 회장직 연임 결정에 따른 ‘허창수 2기 체제’의 시작과 박근혜 정부가 본격적으로 출범한 뒤 첫 회장단 회의를 개최하고, 최근의 경제위기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 이를 극복하기 위해 투자와 고용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날 회의에는 허 회장과 이승철 상근 부회장을 비롯해 정준양 포스코, 조양호 한진그룹 , 강덕수 STX그룹 회장 등 9명의 회장단이 참석했다.
지난 2월 총회에서 새롭게 부회장단에 이름을 올린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은 이날 참석했지만 함께 선임된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해외 일정으로 불참했다.
전경련은 특히 이날 안건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하고 있는 창조경제 추진방안을 안건으로 상정해 재계 입장에서 정부 시책에 최대한 발맞춰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앞서 허 회장은 지난 13일 고 이운형 세아제강 회장 빈소를 찾아 기자들의 질문에 “대기업이 적극적으로 투자와 고용을 늘려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새 정부의 구체적인 정책방향이 아직 제시되지 않은 데 따른 주요 그룹사들의 투자계획 미발표로 통상 새해 첫 회장단 회의에서 발표하던 재계 투자 및 고용 수치는 발표하지 못했다. ‘무정부’ 상태가 지속되자 기업들이 섣불리 투자·고용계획을 짜지 못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KDI) 거시경제실장은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새로운 정책이 나와야 기업들이 투자를 진행할 수 있는데, 정책 공백기가 길어지고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어느 기업도 투자계획을 짤 수 없게 됐다”면서 “이미 3월인데 투자계획은 물론, 채용계획조차 잡지 못한 기업들이 태반”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정책 공백기가 길어지면서 정부가 미래 유망산업을 발굴 육성하고, 기업들이 이에 발맞춰 투자를 집중하는 식의 선순환구조가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직 투자계획을 발표하지 못한 삼성과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정부 정책방향과 사회적 요구에 발맞추기 위해 올해 초부터 대관(對官)조직을 재정비하거나 강화하고 새 정부와 소통 채널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1위인 삼성그룹은 구체적인 투자계획은 발표하지 않았지만 이건희 회장이 올해 초 “올 투자는 될 수 있는대로 늘릴 것”이라고 언급한 만큼 투자규모는 최대한 늘리되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집행할 계획이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올해 경제상황이 불투명한 만큼 투자도 이에 맞게 탄력적으로 집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 역시 그룹 차원의 투자계획은 아직 발표하지 않았지만 우선 자동차부문에서만 사상 최대인 10조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주요 대기업들은 투자계획과 함께 채용 확대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이날 삼성동 코엑스에서 대·중소기업 상생 측면에서 430여개 협력사들과 함께 대규모 채용박람회를 개최하고 고용 확대에 앞장섰으며, 경기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확대한 채용규모를 발표할 방침인 한화그룹 역시 이날 채용설명회를 개최했다.
아울러 삼성그룹은 올해 2만6000여명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었던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의 채용인원을 확정지었고, LG그룹 역시 지난해 뽑았던 1만5000여명 이상, 현대·기아차는 지난해보다 2.7% 늘어난 7700여명을 채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