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공룡 CJ대한통운, 독주체제 굳히나

2013-03-07 19:03
다음달 1일 CJ대한통운-CJ GLS 합병…시장 점유율 40% 넘어

아주경제 강규혁 기자 = 택배 공룡 CJ대한통운이 업계 판도를 바꾸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오는 4월 1일 공식 출범한다. CJ그룹의 물류 계열사인 두 기업의 합병으로 자산규모 5조 5000억원의 초대형 물류기업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CJ대한통운과 CJ GLS의 시장 점유율은 각각 20.6%와 15.8% 수준이다.

양사의 국내 인프라와 물류 네트워크가 시너지를 발휘할 경우, CJ대한통운의 점유율은 40%를 넘어설 것이라고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국내 최대 규모의 물류 인프라를 바탕으로 자동차·철강·건설 등 산업재 부문에서, CJ GLS는 SCM컨설팅·소비재·전기전자 및 글로벌 물류사업 부문에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CJ대한통운은 택배를 비롯해 국내 육상운송 및 해운항만 1위, CJ GLS는 국내 내수물류 1위 업체다. 더욱이 CJ대한통운이 3월 군포와 대전 터미널 완공으로 처리 물량을 320만개 수준으로 늘리면서 물류 처리 능력 향상도 기대된다.

대기업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생태계 변화 또한 CJ대한통운에 힘을 실어 주었다.

한국통합물류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CJ대한통운과 CJ GLS를 포함한 상위 5개 업체의 택배시장 점유율은 71.1%를 기록했다. 지난 10년 간 줄곧 60%에 머물렀던 점유율이 처음으로 70%를 넘어선 것이다.

수년 째 정체된 단가와 열악한 업계 환경이 이어지면서 상위 5대 업체 외 중소형 업체들이 부진이 계속된 사이 상위업체들의 지배력이 한층 더 강화되고 있는 추세다. 이에 CJ대한통운은 최근 물동량이 급증하고 있는 소형화물의 배송 효율 확대를 위해 대규모 소형택배 전용터미널 투자 계획을 밝혔다.

이미 CJ대한통운 업계에서 유일하게 소형화물전용 분류터미널을 별도로 운영 중이다. 파주와 군포 등 수도권 인근에 소형화물 전용 분류터미널을 신축함으로써 규모의 경제와 시장 지배력 확대를 동시에 추진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근에는 이채욱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대표이사 부회장에 선임했다.

사실 양사는 대한통운이 CJ그룹에 인수된 이후 합병 전까지 별도로 운영되다 보니 시너지 창출에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었다. CJ대한통운은 이 신임 대표가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재직 당시 조직 효율성 강화에 성공했던 점을 높이 평가하며, 새로운 CJ대한통운의 구심점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CJ대한통운이 극복해야 할 과제들도 적지 않다. 업계 점유율 40%에 육박하는 CJ대한통운의 독주 체제에 대응하기 위한 나머지 상위 업체들과의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 1위 업체로서 올초 불거졌던 단가 상승 등 업계의 현안 해결과 대책 마련에 대한 책임감도 자연히 커질 수 밖에 없다.

일부 신용평가사가 제기한 재무부담 확대에 따른 리스크 요인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음을 증명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상위 업체들의 시장지배력이 강화되는 가운데 CJ대한통운은 이러한 변화의 본격적인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CJ대한통운의 올해 매출과 실적에 타 업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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