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체에서 대형마트로… 정부 물가 옥죄기 가속도
2013-03-07 14:48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정부의 물가 옥죄기가 유통업계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식품업체들의 잇단 가격인상에 제동을 건 데 이어 대형마트 관계자를 불러들여 물가안정에 위해 협조를 촉구했다. 상황이 이렇자 유통업체들은 수익성을 포기한 채 정부 코드에 맞추고 있는 상태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는 이날 지식경제부가 주재한 비공개 물가안정 대책회의에 참석했다.
이날 오전 열린 회의에는 각 대형마트 식품본부장 및 상품부문장 등이 참석했다. 이와 함께 지경부 측 실무자들과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도 참석해 유통구조 개선 등 서민 물가 안정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지경부는 최근 대형마트가 진행 중인 각종 할인 행사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좀 더 협조할 것을 요구했다. 가격 안정 정책을 계속하면서 인하 품목을 추가로 확대하라는 것이다.
업계 측은 "새 정부 출범 직후 대형마트 관계자들을 전원 소집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물가를 잡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진행된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서민부담이 완화될 수 있도록 가격인상 요인을 최소화하고 부당편승 인상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법을 집행하는 등 관계당국이 물가안정을 위해 더욱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강조한 바 있다.
상황이 이렇자 대형마트·식품업체 등 유통업체들 모두 새 정부의 눈치를 보며 물가안정 정책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잇따라 가격인상을 단행했던 식품업체들은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다.
CJ제일제당을 지난 5일 설탕 출고가를 4~6% 내렸다. CJ제일제당은 작년 9월 설탕 출고가를 5.1% 한 차례 인하했다. SPC그룹 계열사인 삼립식품은 보름 만에 제품 가격인상을 철회했다. 삼립식품은 지난달 21일 제품 66종의 가격을 7.7∼12.5% 올렸다.
대형마트들도 앞다퉈 가격 할인행사에 나서고 있다.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 하지만 공정위·국세청 조사 등 된서리를 맞을지 모른다는 우려에서다. 대형마트 3사는 올해 들어 매출이 지난해와 비교해 최대 10%가량 줄었다.
이마트는 오는 13일까지 주요 신선 상품 16개를 포함한 총 1630개 품목을 최대 67% 저렴하게 판매한다. 앞서 이마트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7일까지 생필품 할인행사를 진행한 바 있다.
홈플러스 역시 1000여가지 생필품을 10년 전 전단에 나온 가격으로 판매키로 했다. 롯데마트도 오는 13일까지 명절 소비 부진으로 재고가 쌓여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업체를 돕기 위해 '사상최대 균일가전'을 진행한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불황에는 수익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매출 볼륨을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소비심리를 회복시키는 것이 우선이다"며 "더욱이 가격 안정이 새 정부가 가장 중점을 두는 정책이므로 계속 대형 할인행사를 진행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