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여수 여자만 해안…흉물 자전거도로 조성 ‘눈살’
2013-02-20 13:44
전남 여수시 소라면 자전거 길 조성사업이 주변 경관을 해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
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전남 여수시가 아름다운 풍광으로 유명한 여자만 해안도로에 자전거 길을 조성하면서 주변 경관을 고려치 않고 추진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20일 여수시에 따르면 시는 전체 예산 11억여원을 들여 소라면 장척마을 해안도로 1.7km에 자전거도로를 조성하고 있다. 이 사업은 2010년 12월 착공에 들어가 이달 말 준공을 앞두고 있다.
아름다운 노을을 보기 위해 많은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명품 해안길을 조성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여수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이 사업은 주변경관과의 부조화로 이질감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자전거 이용객들의 안전을 위해 설치한 난간은 마치 공사현장 철책처럼 제작돼 경관을 크게 해칠 뿐만 아니라 바다조망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사고 방지 차원에서 자전거도로 안전 펜스 역할을 하는 경계석의 턱이 너무 높은데다 화강암 재질을 설치해 안전성과 효율성이 의문시 되고 있다. 자전거 운전자가 야간 운행 등 실수로 넘어진다면 부상으로 이어질 우려가 매우 크다.
좁은 해안도로를 줄여 만들다 보니 자동차 통행도 문제다. 일부 구간의 경우 경계석 때문에 급커브의 길을 통과하기 어려울 정도로 공간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는 이용자들의 안전성과 주변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탁상행정의 결과물이라는 주민 비난을 사고 있다.
장척마을 청년회 장민규(41)씨는 "행정당국이 사업에 대한 경관이나 주민의견 수렴도 제대로 하지 않고 사업을 추진했다"며 "경관 부조화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철책 등 인공구조물을 철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수시가 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과연 현장 확인을 했는지조차 의문시 된다"면서 "꼭 펜스를 설치할거라면 주변 경관을 고려한 공법도 많았을 텐데 이는 전형적인 탁상행정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펜스와 경계석은 자전거 도로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시설물"이라며 "사람마다 시각이 다르기 때문에 100% 조화를 이룰 수는 없지만 많은 자전거 이용객들이 만족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