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첫 경제수장 현오석과 강만수, 같은 듯 다른 성장론

2013-02-19 16:37
오랜 야인생활서 얻은 지식 유감없이 활용<br/>강만수, 저돌적 낙수효과…현오석, 분석과 포괄적 성장 구상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박근혜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 현오석 후보자와 5년 전 MB정부 첫 기획재정부 수장에 오른 강만수 전 장관의 성장론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이 회자되는 이유는 각 정부의 초대 경제수장이라는 점과 두 사람 모두 ‘성장론’을 중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외모만 놓고 봐도 크지 않은 키와 동그란 얼굴 등이 닮았다.

특히 성장 중심 경제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은 현 후보자와 강 전 장관의 닮은꼴이 더욱 부각되는 대목이다.


강 전 장관은 이명박 대통령의 절대적 신임을 받으며 ‘왕의 남자’로 기획재정부 초대 장관에 올랐다. 이미 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간사를 맡을 당시부터 재정부 장관의 유력한 후보자로 이름을 올렸다.

재임기간 내내 고환율 정책으로 대기업 수출과 성장률 중심 고용창출 등 경제순환구조를 만들어 낙수효과를 거두겠다는 MB노믹스를 구상한 것도 강 전 장관이다.

현 후보자 역시 강 전 장관의 기본적 성장 중심 정책에는 이견이 없다. 이명박 정부 당시 내걸은 ‘747공약’을 적극적으로 찬성한 사람이 현 후보자다. 이명박 대통령 인수위원회에서도 강 전 장관이 경제1분과 간사, 현 후보자가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747공약을 수립했기 때문이다.

둘 다 초대 경제 수장과 63세에 장관에 오른 점도 흡사하다. 강 전 장관은 재정부 차관 후 10년간 야인 생활을 끝마치고 장관에 올랐다. 현 후보자도 1999년 국고국장을 끝으로 정부보다는 민간분야에서 기틀을 다졌다.

강 전 장관과 현 후보자는 경제기획원(EPB) 출신이다. 강 전 회장은 1998년 외환위기 때 부처 차관으로 책임지고 물러났으며 현 후보자 역시 경제정책국장 시절 외환위기를 제대로 수습하지 못한 채 국고국장으로 밀려났다.

그러나 이들이 추진하는 성장론은 다르다는게 정부 안팎의 시각이다. 성격상 두 사람의 스타일이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강 전 장관이 저돌적이고 강력한 리더십으로 부처를 총괄했다면 현 후보자는 온화한 성격과 학자 스타일이어서 부처 장악보다는 소통을 중시할 것으로 보인다.

강 전 장관은 소위 모피아로 불리는 옛 재무부 중추 중 한 명이고 강한 성격이어서 타 기관과 협력에도 애를 먹었다. 실제로 그가 재정경제원 차관이던 1998년 한국은행 독립을 사이에두고 한국은행과 대립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정부 한 관계자는 “두 분에 대한 평가를 내리기는 어렵지만 강 전 장관의 경우 MB노믹스를 실천하기 위해 스스로 첫 단추를 뀄다면 현 후보자는 청와대 경제수석이나 경제부처 등 주변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향후 여러 경제부처와 어떤 관계를 갖고 경제 정책에 집중할지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