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규혁 기자=한국 사회에서 가난을 탈출할 수 있는 확률이 더욱 낮아지고 있다.

소득 계층 간 이동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을 뿐 아니라, 빈곤층에서 탈출하는 가정의 비율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18일 보건사회연구원이 2005년부터 2009년까지 5년 간 5637가구의 소득 추이를 추적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한 '2012년 한국복지패널 심층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가처분소득 기준 2008~2009년 빈곤탈출율은 31.3%였다.

2005~2006년 35.4%, 2006~2007년 33.2%에 비했던 것에 비해 지속적으로 낮아졌다.

경상소득 기준 빈곤탈출율 역시 2005~2006년 32.6%에서 이후 해마다 낮아져 2008~2009년에는 28.8%로 집계됐다.

반면 빈곤층이 아니었던 가구 중 새로 빈곤층에 편입된 비율을 뜻하는 빈곤집입률은 같은 기간 가처분소득 기준 6.7~7.7%, 경상소득 기준 6.5~7.3% 범위 안에서 해마다 오르내림을 반복했다.

빈곤층은 물론 모든 소득 계층에서 계층간 이동이 더뎌졌다는 점도 확인됐다.

2005년 기준 가구 소득을 1~5분위로 나눈 후 2009년 시점에서 소속 분위의 변화를 확인한 결과, 2005년 최저 소득계층인 1분위에 속했던 가정의 73.0%는 2009년에도 여전히 1분위에 머문 것으로 조사됐다. 소득이 가장 많은 5분위 계층의 약 80%도 제 자리를 지켰다.

특히 소득 4분위의 경우 소득 분위가 낮아진 경우가 가장 많았다.

보건사회연구원 관계자는 "빈곤진입률은 일정 범위에서 등락하는 반면 빈곤가구가 가난에서 탈출하는 비율이 점차 낮아지는 것은 '반복 빈곤'·'장기 빈곤'에 따른 빈곤의 고착화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단순한 소득 보조가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통해 빈곤 가구가 장기적으로 소득 이동성을 확보하는데 복지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