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이자수익 의존도 여전…지난해 이자장사로 26조원 벌어

2013-02-17 14:53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주요 시중은행들의 이자이익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비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낮아 은행권의 수익구조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7일 국민·신한·우리·하나·외환·기업은행 등 주요 6개 시중은행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들 은행의 지난해 이자수익은 26조2355억원이었다. 2011년(27조7136억원)보다 1조원가량 줄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이자이익은 고객들의 대출금에서 받는 이자와 유가증권 이자 등 이자수익에서 고객들 예금에 주는 이자와 차입부채 등을 합한 이자비용을 뺀 것이다.

2011년과 2012년 이자이익의 차이가 가장 낮은 곳은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의 지난해 이자이익은 6조7930억원으로 전년보다 1.7% 감소하는 데 그쳤다. 신한·하나·국민·외환은행도 감소 비율이 4%대에 머물며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자이익이 가장 많이 감소한 곳은 기업은행으로, 지난해 4조1766억원의 이자이익을 내 전년보다 6.4% 낮아졌다.

비이자이익의 감소폭은 이자이익의 감소분보다 훨씬 컸다. 비이자이익은 각종 수수료수익과 신탁·유가증권 및 외환파생관련 이익을 포함한 것이다.

이들 6개 은행의 지난해 비이자이익은 5조5102억원으로 이자이익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이자이익과 마찬가지로 전년 6조290억원보다 약 1조원 감소했다.

기업은행의 지난해 비이자이익은 1529억원으로 전년보다 무려 69.7%가 줄었다. 국민은행도 전년보다 54.5% 감소한 6259억원을 기록했고, 우리은행 역시 51.3% 줄어든 5800억원으로 조사됐다.

유일하게 비이자이익이 늘어난 곳은 외환은행으로, 지난해 1조2567억원을 달성하며 전년보다 무려 116.2%가 증가했다. 이는 1분기 하이닉스 매각이익에 힘입은 것이나, 이를 제외해도 비이자이익은 전년보다 84.5% 증가한 1조811억원이었다.

앞서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전체 국내 은행들의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을 잠정적으로 추산한 결과 각각 38조1000억원과 3조9000억원이었다. 전년보다 각각 1조원과 4조6000억원 감소한 수준이다.

올해 들어 대내외 경기 상황이 특히 좋지 않은 데다 저금리 기조가 겹쳐 은행권의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더구나 예대마진에 의존하는 현재와 같은 수익구조로는 실적 추락이 불보듯 뻔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수수료 수입도 줄어들고 방카슈랑스 판매 등도 시원찮아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그러나 올해 최대한 기존의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비이자이익 부문을 늘려 체질을 개선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