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세가율 11년만에 55% 넘어… 지방은 첫 70% 돌파

2013-02-11 15:23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 11년만에 55%를 넘었다. 지방은 처음으로 전세가율 70%를 돌파했다. 아파트 전셋값은 고공행진한 반면 매매가는 계속 떨어진 때문이다.

11일 국민은행 주택가격지수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55.2%로 나타났다. 전세가율이 55%를 넘어선 것은 2002년 12월(55.5%) 이후 처음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2001년 9~10월 64.6%로 정점을 찍은 뒤 꾸준히 낮아져 2009년 1월 38.2%까지 내려갔다. 그러나 같은 해 2월부터는 계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역별로는 한강 이북 14개 자치구가 57.1%로, 이남 11개구 53.7%를 웃돌았다.

5대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70.1%로, 조사를 시작한 1998년 12월(50.6%)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국에서 전세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광주(78%)로 나타났다. 이어 경북(75.2%), 대구(74.6%), 울산(72.8%) 순이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매매 거래 부진 속에 수요자들이 매수보다는 전세를 선호하면서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올해도 집값 약세와 전셋값 상승세로 전세가율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소득수준이 향상되고 금리가 낮아졌지만 집값은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주택 수요자 구매력은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은행이 가장 최근인 지난해 9월 발표한 전국 종합 주택구매력지수(HAI)는 2년 전보다 15.3포인트 상승한 157을 기록했다. 2008년 12월 조사 이후 최대치다.

주택구매력지수는 소득 수준이 중간인 가구가 금융기관에서 일정 수준의 대출을 받아 중간 가격의 주택을 구입한다고 가정할 때 현재 소득으로 대출원리금 상환액을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지수다. 100을 기준으로 수치가 높아질수록 주택 구입에 따르는 부담이 적다는 뜻이다.

중간층 가구 월소득이 2010년 9월 327만3966원에서 371만1804원으로 13.4% 오르는 동안 중간 가격의 주택은 2년 전보다 6.9% 오른 2억3785만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대출금리는 연리 4.8%에서 4.29%로 내렸다.

서울의 구매력지수는 85.1로 100에는 못 미치지만 2년 전에 비하면 12.1포인트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