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국민모두가 ‘은행모델’입니다”
2013-02-11 22:31
일반 고객을 모델로 등장시킨 IBK기업은행 광고(왼쪽)와 하나금융지주 광고의 한 장면. |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올해 금융권의 광고모델은 화려한 탑스타보다는 서민 컨셉트가 대세를 이룰 전망이다. 박근혜 정부가 잇따라 친서민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의 실적 악화에 따른 경비 절감도 한 몫 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방송인 송해씨와의 광고모델 계약을 올 12월 말까지 1년 더 연장, 새로운 TV 광고 ‘국민 모두의 은행-고객편’을 선보였다.
이번 광고는 기존 모델이었던 송씨와 아역 탤런트 김유빈 양외에 실제 고객 2명이 함께 등장한다. 이들 2명의 고객은 지난해 기업은행 광고의 영향으로 기업은행에 여윳돈을 예치한 중년의 여성 고객과 기업은행이 운영 중인 취업포탈사이트 ‘잡월드’를 통해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이다. 실제 고객과 중소기업 청년을 등장시켜 고객과의 공감대를 높인 셈이다.
하나금융그룹은 일반인이 나오는 '건강한 금융'시리즈를 들고 나왔다. '시장편'에서는 추운 날씨에도 웃으면서 장사하는 부산 자갈치 시장의 상인들이 등장한다. 이들 역시 "힘들다 보다는 힘내자"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앞서 '가족편'에서는 4명의 각기 다른 사람들이 누군가에게 영상 메시지를 띄우는 형식이다. 특히 광고 말미에 4명이 동시에 외치는 "그래도, 힘을 내자"란 단순한 메시지가 부각돼 소비자를 응원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연출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는 외국자본이 하나도 없는 순수민족은행이라는 정체성을 강조하기 위해 광고를 만들었다면, 올해는 성장에 좀더 방점을 둬서 광고를 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외환은행도 다음 광고 모델을 물색 중이다. 외환은행의 모델이었던 배우 하지원과 기성용 선수는 이달 계약만료를 앞두고 있다. 다만 외환은행은 기 선수 대신 일반인 모델을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 선수는 대부분 해외에서 활동하는 관계로 일정을 잡기에 순탄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듯 은행들이 탑스타 대신 일반인 모델을 고려하는 이유는 경영환경이 악화된 상태에서 수억원에 달하는 모델료가 큰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톱스타가 직접적인 광고효과를 보장하지 않는 것도 이유다.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들이 광고모델료에 쓴 돈만 60억원에 달한다.
실제 우리은행은 지난 7월 말 계약기간이 종료된 배우 장동건과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경비절감을 위해 중단했다는 것이 우리은행 측의 설명이다. 장씨는 지난 2010년부터 우리은행 모델로 활동하며 연간 7억5000만원의 모델료를 받은 바 있다.
하나은행 역시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국민남편' 이라는 애칭을 얻었던 유준상씨와 재계약 없이 다음 광고를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