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당선인, ‘벌떼 인사’전략 구사하나
2013-02-06 17:35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벌떼인사’를 준비중이다. 이는 야구계에서 확실한 선발투수가 없을 때 볼펜진이 대거 마운드에 올라 상대 타선을 틀어막는 벌떼야구와 같은 맥락이다. 믿었던 에이스 김용준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새정부 첫 국무총리 후보에서 조기 강판되면서 무게감이 떨어진 점을 감안, 불펜진 인사를 장관 등을 대거 기용하겠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중진 의원들은 하나같이 총리 인선 질문에 “모르겠다”고 하고 있다.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은 6일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기자들과 만나 “(총리 후보 등에 대해)검증도 자꾸 해야 한다고 해서 검증하니 시간이 좀 걸리는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한 중진 의원은 “언제 인선을 하느냐. 이번주에 하는 것은 맞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그러나 인수위 정무라인에선 총리 후보에 대한 인사검증은 끝났고 발표만 남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박 당선인 측 한 관계자는 “김 위원장 낙마 이후에 당선인은 핵심 측근들에게 인사 검증 작업을 맡긴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만간 총리 후보를 우선 내세우고 설연휴 직후(12일) 조각 명단을 발표하는 수순을 밟을 것 같다”고 했다. 최측근인 이정현 당선인 비서실 정무팀장이 인사검증을 맡았다는 말도 나온다.
상징성이 높은 에이스급 인사보다는 실무형 장관들로 내각이 구성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전반적인 국무위원 인선은 ‘깜짝스타’만 한명 있는 게 아니라 탄탄한 불펜진(장관)이 뒷받침하는 식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용준 낙마 이후 멈춰버린 박 당선인의 인사 시계 탓에 새정부의 정상적 출범은 어려워졌다. 7일 총리 후보를 지명해도 당초 행정안전부가 제시한 로드맵에 비해 18일이나 늦다. 5일까지로 맞춰졌던 장관 후보자 지명도 설연휴 이후로 늦춰질 것이 확실시돼 새정부 출범 이후에나 장관 임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전 정권과 비교해도 총리 지명은 확실히 늦다. 5년전 이명박 대통령은 1월28일 한승수 총리 후보를 지명했고 임명동의안은 2월29일 처리됐다.
민주통합당 한 관계자는 “새누리당에선 10일 안에 총리 후보 인사청문회를 끝낼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사실과 다르다”며 “자료를 제출받는데도 3일 가량이 소요되고 검증은 그 이상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7일 총리후보자를 지명해도 사실상 설연휴 이후에나 자료를 받아볼 수 있어 청문회 준비기간 등을 고려하면 26일 인준안 처리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