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제2의 홍콩' 선전 첸하이특구, 역외대출계약 봇물

2013-01-29 16:18

아주경제 베이징 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이 제2의 홍콩으로 개발중인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시 첸하이(前海)에서 15건의 역외대출계약이 체결됐다. 총 대출규모는 86억 위안(약 1조5000억위안)이었으며 금리는 4%대였다.

지난 28일 첸하이특구청사에서 중국인민은행 선전지행, 선전시정부 금융발전서비스판공실, 첸하이관리국, 중국은행감독관리위원회 선전감독국 등 관계자 200여명이 모인 가운데 15곳의 은행과 15곳의 기업이 대출계약을 체결했다고 21세기경제보가 29일 전했다. 본래 11건의 대출계약이 체결될 예정이었지만 대출신청자가 많은 탓에 규모가 늘어 15건의 대출계약이 성사됐다고 매체는 전했다.

첸하이경제특구는 물류와 금융중심지로 육성하기 위해 중국 중앙정부가 승인한 특구다. 이 곳에서는 홍콩의 은행이 중국 본토기업에 대출할 수 있으며 본토기업이 홍콩 은행을 대상으로 채권을 발행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초기단계인 만큼 대출에 제한이 많은 편이지만 중국의 구상이 실제 현실로 구체화됐다는 면에서 의미가 크다.

공상(工商)은행, 헝성(恒生)은행, 융룽(永隆)은행, 중신(中信)은행, 동야(东亚)은행 등 홍콩에 기반을 둔 은행이나 홍콩에 법인을 둔 내지의 은행들이 계약에 참여했으며 총 대출액은 86억2000만위안이었다. 대출상대기업은 강자광뎬(康佳光電)기술, 텅쉰(騰訊), 중싱(中興) 등이었다.

인민은행 선전시 지행이 최근 공포한 첸하이국제위안화대출관리방안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의 대출금리는 수요자와 공급자 쌍방의 자체협약에 따르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때문에 이자율이 특히 관심을 끌었다. 이번에 계약된 대출의 이자율은 4~5% 수준이었다. 중국 내지에서의 대출금리는 6%를 상회한다. 중국의 기업으로서는 첸하이의 금융서비스가 상당히 매력적인 셈. 이번 15개의 대출 대상기업은 첸하이에 법인을 설립한 기업이거나 첸하이 개발에 참여하는 곳으로 제한됐다.

자오상(招商)은행과 계약을 맺은 화얼룬(華爾潤)현대물류측은 "대출금리가 4%선으로 결정됐으며 이는 내지에 있는 은행대출금리보다 2%가량 낮은 것으로 상당히 만족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첸하이의 인터넷설비를 맡고 있는 화쉰팡저우(華訊方舟)그룹측 역시 "금리가 낮으며 기타 수수료 등 금융서비스가 대단히 만족할 만 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업계관계자는 "첸하이 금융특구는 위안화국제화의 포석으로 홍콩의 위안화를 대륙으로 흡수하는 역할을 할 뿐 아니라 홍콩과 내륙의 금융통합을 위한 전진기지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며 "이번 대출계약을 통해 중국이 느리지만 의미있는 변화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