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일렉 매각, 13년 긴 터널 통과하나
2013-01-06 15:00
이르면 이번주 동부그룹과 본계약 체결<br/>향후 신규 투자 확대 및 계열사 간 시너지 기대
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대우일렉트로닉스(대우일렉)이 지난 13년간 지나온 긴 터널의 끝에 섰다. 대우일렉은 이달 중 동부그룹과 매각 본계약 체결하고 새 주인을 맞이할 예정이다. 1999년 워크아웃 시작 이후 6번째 매각 시도만이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부그룹은 이르면 오는 8일 대우일렉과 매각 본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가격은 2750억원 선으로 책정됐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을 당시 제시했던 3700억원보다 950억원 가량 낮은 금액이다.
인수 금액은 동부그룹과 SBI·KTB프라이빗에쿼티 등을 포함한 재무적투자자(FI)가 각각 1400억원과 1350억원씩 나눠내기로 했다. 동부 측에선 동부하이텍을 중심으로 동부CNI (주)동부 동부로봇 등 전자 계열사들이 분담할 예정이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등 오너 일가도 이 중 250억~300억원을 낼 것으로 전해졌다. 본계약 체결 후 대금 지불 기한이 통상 2개월이란 점을 감안하면 늦어도 다음달에는 인수절차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업계는 재계순위 16위 동부그룹 내 34개 계열사와 대우일렉의 기술력·글로벌 네트워크가 결합될 경우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보고있다.
대우일렉을 인수하게 되면 동부그룹은 원료·소재에서부터 완제품까지 그동안 추진했던 전자산업 수직계열화를 이루게 된다. 이 회사는 시스템반도체를 생산하는 동부하이텍을 비롯해 동부로봇(산업 서비스용 로봇)·동부LED(LED 패키징·응용제품)·동부라이텍(LED조명)·동부 CNI(전자재료 및 IT)등 전자회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김준기 회장으로선 전자산업 진출 30년만에 종합전자회사 설립의 꿈을 이루게 된다. 김 회장은 올 해 신년사를 통해서도 “대우일렉 인수로 반도체·로봇·LED·전자재료·IT·가전을 아우르는 ‘첨단 종합전자회사’로 도약할 수 있는 전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대우그룹 해체 이후 1999년 8월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대규모 투자가 어려웠던 대우일렉은 사업 보폭을 넓힐 수 있게 됐다. 이 회사는 투자가 미미한 상황에서도 지난해 벽걸이 드럼세탁기 ‘미니’·3도어 대용량 냉장고 ‘큐브’등 출시하며 매출 1조9000억원·영업이익 128억원을 기록해 5년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다만 일각에선 대우일렉 인수절차가 100% 마무리될 때까지 안심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앞서 이미 5차례 무산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2010년에는 이란계 엔텍합 컨소시엄이 본계약 체결 후 매각 대금을 내지 못해 계약이 파기되기도 했다.
대우일렉 관계자는 “본계약 후에도 몇 가지 마무리 절차가 있지만 큰 이변이 없으면 다음달 중 매각 작업이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동부그룹이 향후 전자산업을 강화하겠단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향후 신규 투자 확대도 예상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