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영언론 '시진핑 코드'에 맞춰 대변신 시동

2013-01-03 15:10

'정부의 입'… 관영매체가 변한다
CCTV, 런민르바오…탈 관료 親서민 부각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실용주의·친서민 성향의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체제 출범에 따라 중국 관영매체에도 변화의 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중국 둥팡자오바오(東方早報) 2일 보도에 따르면 1월 1일 새해부터 중국 국영 중앙(CC)텔레비전 방송국과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가 대대적인 개편을 실시했다.

우선 CCTV는 매주 평일 오전에 방영되는 간판 시사프로그램 ‘자오뎬팡탄(焦点訪談)’의 방영 시간을 13분에서 17분으로 늘리고 다루는 주제도 기존의 1개에서 3개 이상으로 늘려 시청자의 입맛에 맞는 친서민적인 뉴스를 적극 발굴하기로 했다.

1월 1일 첫 방영된 자오뎬팡탄에서는 터치스크린 화면, 플래시 애니메이션 등 시각적인 면을 보강하는 한편 최신 유행가를 배경삽입곡으로 집어넣고 중국 유명 만담꾼 궈더강(郭德綱)의 만담을 중간에 삽입하며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시사프로그램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는 평이다.

또한 자오뎬팡탄은 서민들의 삶과 관련된 내용 위주로 방영하고 시사 프로그램으로서 내용의 심도 있는 분석을 위해 CCTV 유명 앵커 바이옌쑹(白岩松)과 시사평론가 양위(楊禹)를 평론가로 투입했다.

CCTV는 또 대표 간판 뉴스프로그램인 저녁 7시 뉴스 ‘신원롄보(新聞聯播)’에 대해서도 변화를 꾀해 시청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뉴스를 적극 발굴하고 비판 보도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르바오도 1월 1일 공식 웨이보를 통해 새해 지면개편 계획을 발표했다. 런민르바오는 주말판을 기존의 8면에서 12면까지 늘리고 공휴일판 역시 4면에서 8면으로 늘려 향후 더욱더 다양한 컨텐츠를 선보이는 한편 평일판에는 오피니언면을 새롭게 개설해 매일 각계각층의 생각을 담아낸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시진핑 총서기가 형식주의에서 탈피해 실용주의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관영매체들이 시진핑과 코드 맞추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시 총서기는 앞서 지난 달 4일 중앙정치국 회의를 통해 실용주의를 강조한 업무지침 8개를 발표해 알맹이 없는 지도자 동정 보도나 불필요한 문장은 생략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새로 임명된 류치바오(劉奇葆)당 중앙선전부 부장도 '18차 당대회 정신구현 문장형식 및 기풍 개선안’을 발표해 중국 언론 보도내용 및 기사문을 짧고 실용적인 형태로 변화할 것을 촉구하며 허위기사를 철처히 배격하고 시청자, 독자의 알권리 충족에 힘쓸 것을 강조했다.

관영매체들이 '시진핑의 코드'에 맞추기 위해 이처럼 다양한 형태의 변신노력을 펼치고 있으나 한편에서는 진정한 언론자유를 위해서는 매체들이 정부에 대한 감시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