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새로운 시대 변모하는 한국관광을 기대한다
2012-12-28 06:00
아주경제 최병일 기자= 올 한해 한국관광은 눈부신 도약을 이루었다. 외래관광객 1000만명을 11월달에 조기 달성했고, 마이스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질적 성장을 이루었다. 우리나라가 1000만명이라는 외래관광객이 들어온다는 것은 어찌보면 기적같은 일이다. 태국이나 중국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의 볼거리가 더 많은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세계에 내로라할만큼 빼어난 즐길거리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외래관광객들이 한국의 은근한 매력에 빠져 앞다투어 방문하고 있다. 외래관광객 1000만명 달성은 일 개인의 노력이 아니라 수많은 관광일꾼들의 숨은 노력이 일구어낸 성과다. 관광정책을 입안하고 조율한 문화부와 관광일선에서 묵묵하게 역할을 수행한 한국관광공사에게 공을 돌려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관광일선 기관을 코디네이터하고 전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킨 커버댄스 페스티벌을 기획한 한국방문의해 조직위원회도 마땅히 칭찬받아야 할 것이다. 항공사는 물론 호텔 여행사 등 고객과 직접 접점에 서있는 일꾼들의 열정이 1000만 조기 달성의 도화선이 되었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여기에 전세계적으로 붐을 일으키고 있는‘한류’가 큰 몫을 했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일본의 지진과 중·일간의 영토분쟁을 둘러싼 반사이익이라는 측면도 있지만 어쨌든 외래관광객 1000만명 달성은 이제 한국이 아시아는 물론 세계적인 관광대국으로 진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판적인 이들은 외래관광객 1000만명 시대에 맞는 질적인 성장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관광이라는 것이 기본적인 숫자가 채워지지 않으면 질적인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는 특이한 산업이기도 하다. 변증법에서는 이를‘양질전환의 법칙’이라고도 한다. 그때문에 관광유관기관에서 1000만명이라는 숫자에 다소 치우친 감도 있다. 이제 1000만명 시대가 되면서 한국관광은 새로운 변화에 눈을 떠야 한다.
1000만이라는 숫자가 한국관광의 기폭제가 될 수도 있고, 주식 용어로 상투가 되어 내리막의 길로 들어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외래관광객의 다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지리적인 이점때문에 일본(37.7%)과 중국(23.6%)이 전체 외래관광객 입국자 중 절반을 넘어서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지만 보다 많은 나라에서 한국을 알고 방문할 수 있도록 해외마케팅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그런면에서 해외일선에서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는 한국관광공사 지사장들의 분투를 기대한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아직도 한국관광이 저가 패키지 여행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은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사항이다. 중국 관광객들에게 한국은 분명 매력적인 곳이지만 한국을 찾는 가장 큰 이유가 ‘저렴하다’는 점을 꼽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저가 패키지 상품은 국내 인바운드 여행사에게 돌아오는 몫이 거의 없어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쇼핑을 유도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이는 외래관광객 수용태세와도 맞물리는 문제이기에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사항이다. 아직도 관광수지가 적자에 머물러 있는 점도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 국민이 해외에 나가는 만큼 내 나라에 대한 지극한 애정을 갖고 국내여행을 다녀야 한다. 다기한 문제를 해결하는 길은 결국 관광일꾼들이 풀어야할 문제이기도 하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만큼 한국관광도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