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카드가맹점 수수료율 인상을 두고 카드사와 이동통신사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22일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이 본격 시행되면서 카드가맹점 242만개 중 대부분이 새로운 수수료율 체계를 수용했지만, 이의를 제기한 이통사의 반발이 거세 법적 분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관계자는 26일 “현재 새로운 수수료율 체계가 통신사별로 반영이 됐는 지 확인작업 중에 있다”며 “만일 우리와 합의없이 인상된 부분이 있으면 카드사들을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이통사는 일반 가맹점과 달리 카드사와의 특약을 통해 1.5%의 수수료율을 적용받아 왔다. 그러나 이번 여전법 개정안에 따라 대형가맹점으로 분류되면서 수수료율이 2~2.5%로 인상됐다.

이 관계자는 “아직 특약 기간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무작정 수수료율을 인상하면 계약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카드사들이 통보한 수수료율이 적용되면 무려 900억~1200억원의 비용이 증가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통신업은 모든 국민이 이용하는 만큼 공공성을 인정해줘야 하는 업종”이라며 “소송을 통해서라도 수수료율 인상 강행을 막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신업계는 이와 함께 카드사의 통신료 자동납부 접수 대행 서비스도 중단토록 했다. 소비자들은 신용카드 자동납부를 통해 통신료를 결제할 수 있었지만, 이번 조치로 인해 내년부터는 신규신청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수수료율 인상이 강행되면 자동납부를 거부할 수밖에 없다”며 “다만 고객들의 불편을 고려해 신규 신청에 대해서만 중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당국과 카드사는 새 수수료 체계 정립을 위해서는 이통사가 협조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금융위원회는 이통사의 반발에 대해 “대중교통, 수도, 전기 등 최소한의 업종을 제외하고는 공공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가맹점들이 이번 가맹점 수수료율 체계에 대해 협상을 마쳤는데, 이통사가 계속 반발해 우리도 난감한 입장”이라며 “합리적인 수수료 체계를 만들기 위해 다들 제 살을 깎고 있는데 이통사만 편의를 봐 줄순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