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정치테마주 소멸 가능성 높다”

2012-12-26 13:48
12월들어 정치테마주 30개 20% 이상 하락<br/>금감원 “불공정거래 혐의 종목 계속 조사”

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금융감독원이 올해 대선을 앞두고 기승을 부린 정치테마주가 곧 소멸될 가능성이 높다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대선이 끝나 정치테마주 주가는 하향세지만 불공정거래 혐의 종목에 대한 조사는 계속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26일 금감원은 정례 브리핑을 통해 “최근 3주간 30개 정책테마주 주가 흐름을 분석한 결과, 20% 이상 급락했다”며 “정책 수혜를 본다는 기대감에 오른 정책테마주가 다소 낙폭 수준이 낮지만 정책 수혜 근거가 없는 만큼 인맥테마주와 함께 소멸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금감원이 이달 3일부터 21일까지 정치테마주를 분석한 결과 인맥테마주 15개는 19일 대선일을 전후로 급락해 31.9% 하락했고 같은 기간 정책테마주의 경우 20.9% 주가가 빠졌다.

이날 금감원은 지난 2011년6월1일부터 이달 21일까지 1년6개월여간 시장에서 거론되는 테마주 150개 종목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이들 종목은 최저가 대비 최고가 상승률은 평균 302.3%로 주가변동폭이 컸다. 써니전자가 3146.2%, 에스코넥 1109.7%, 우리들생명과학 1064.2%, 바른손 1044.1%를 기록하는 등 주가변동폭이 1000%를 넘긴 종목은 4개다. 500% 이상 초과 종목은 20개로 나타났다.

이들 종목은 시장 상황과 무관한 주가 흐름을 보였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39개 테마주는 코스피 지수가 7.5% 하락한 반면 19.8% 상승했다.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111개 테마주는 코스닥 지수보다 42.9%포인트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정치테마주의 매매회전율은 평균 2628.4%로 나타났다. 이는 주식소유자가 평균 26번 바꼈다는 얘기다. 월평균 회전율은 138.3%로 시장평균치인 37.3%의 3.7배에 달했다. 특히 17개 종목의 1일 거래량은 상장주식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종목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현재까지 테마주를 보유하고 있다면 투자 원금 절반 이상 손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이달 21일 기준 테마주 평균주가는 최고가를 100%로 기준을 삼을 때 52.7% 하락했다. 써니전자, 바른손, 일경산업개발, 미래산업, 우리들생명과학, 위노바, 디웍스글로벌, 우리들제약, 엠텍비젼 등 9개사의 평가손실율은 80%이상이다.

손실을 입은 투자자는 대부분 개인투자자다. 앞서 금감원이 2011년6월1일부터 2012년 5월31일까지 1년간 테마주 35개 종목을 분석한 결과 개인투자자 손실은 1조5500억원으로 나타났다. 당시 테마주 개인투자자 투자 비중은 99%에 육박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11월부터 시장 루머 단속을 시작으로 정치테마주 불공정거래 행위를 집중 조사했다. 증권사에는 신용거래 모범규정 개정과 리스크 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그 결과 금감원은 불공정거래 행위자 27명을 수사기관에 고발 및 통보하는 등 30인에 대한 조치를 완료했다. 27인의 부당이익 취득 규모는 590억원에 달한다. 금감원은 18개 종목에 대한 조사를 완료했고 15종목을 추가 조사 중이다.

금감원은 대선 종료와 관계없이 불공정거래 혐의 종목 조사를 계속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자본시장조사1국 하은수 테마주특별조사반장은 “정치테마주 주가는 시장의 이상과열로 만들어져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는 사례가 빈번하다”며 “대선이 끝났지만 불공정거래 혐의 종목에 대해 끝까지 조사해 불법행위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물을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