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베이징 집세 2년새 두배나 올라

2012-12-14 13:45

아주경제 조윤선 기자= 중국 베이징(北京)의 임대료가 2년새 2배나 올라, 내집마련에 허덕이는 것은 물론 셋방 살이도 서민들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14일 신징바오(新京報)는 베이징시 통계국의 통계 자료를 인용, 올해 11월 베이징시 주민소비가격이 전년 동기대비 3.2%상승한 가운데 주택가격은 지난해 동기대비 6.4%, 주택임대료는 작년보다 7.1%나 올랐다고 전했다.

베이징에서 일하고 있는 직장인 류(劉) 모씨는 "2010년만 해도 룸메이트와 함께 거주한 쓰환(四環)지역 50m²짜리 집의 월세가 800위안(약 14만원)으로 감당할 만한 수준이었다"며 "하지만 월급은 4000위안(약 69만원)으로 거의 변화가 없는 반면, 현재 월세는 1500위안으로 올라 집세가 월급의 3분의 1가까이 된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는 또 "베이징의 집세가 계속 오른다면 현재의 월급으로는 생활고에 시달릴 것"이라며 "베이징을 떠나 중소 도시로 이주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중소도시가 상대적으로 일자리 기회는 많지 않지만 생활 부담이 베이징 보다 덜 하다는 것.

베이징시 통계국에 따르면 일반 주택 뿐만 아니라 오피스와 상가 등의 임대료도 최근 3년새 60%이상이나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장다웨이(張大偉) 중위안(中原)부동산 시장연구부 총감은 "부동산 가격 상승이 집세가 오르는 주 요인"이라며 "부동산 투자자들이 더 많은 투자 수익을 얻기 위해 집값이 오르는 상황에서 집세도 올려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베이징 등 대도시에 외지 인구가 밀집되면서 늘어난 주택 수요와 구매제한 정책 시행을 주택임대료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적했다.

차오젠하이(曹建海)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도 "경제성장 둔화 속에서도 베이징 취업시장은 큰 변화가 없이 일자리를 찾아 외지인들이 몰리면서 주택임대 수요가 늘어나 임대료도 치솟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부동산 중개업소의 임대료 부풀리기와 임대 매물 독점도 집세 인상을 조장하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이에 천궈창(陳國強) 중국 부동산학회 부회장은 "집세가 빠르게 올라 주민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 생활 비용도 따라서 높아지고 주민들의 생활의 질은 떨어질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생활 부담을 견디지 못한 외지인들이 베이징 등의 대도시를 떠나 중소도시로 이동해 대도시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