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경기 침체에 대기업도 '할인분양'

2012-12-09 13:27
양도세·취득세 감면 한 달도 안 남아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자 대형 건설사들도 '할인 분양'에 나섰다. 양도소득세와 취득세 감면 조치가 이달 말 끝나기 때문에 세제 혜택과 막판 시너지 효과를 누리기 위해 미분양 아파트값을 내리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현대건설은 최근 경기도 서울 동작구에서 분양 중인 '이수 힐스테이트'의 잔여가구를 3.3㎡당 100만~200만원 할인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전용면적 84㎡ 주택형의 분양가는 최초에 비해 4400만원, 108㎡는 7300만원, 133~141㎡는 최대 9000만원까지 각각 내려갔다.

현대건설은 또한 수원 광교신도시 업무7블록의 '광교 힐스테이트 레이크'의 분양가도 3.3㎡당 700만~800만원대에서 650만~750만원대로 낮추고 중도금 50%를 무이자 융자해주기로 했다.

삼성물산 또한 인천 부평5구역을 재개발해 건설 중인 '래미안 부평'의 최대 면적인 114㎡ 주택의 분양가를 대폭 할인하기로 했고, 서울 동대문구 '래미안 전농 크레시티'의 1~2층 미분양 물량에 비용 지원을 통한 사실상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물산은 앞서 대림산업과 함께 서울 서대문구 가재울뉴타운 래미안e편한세상을 대상으로 최초 분양가에서 20~25%를 할인해 미분양 아파트 150여가구를 100% 판매 완료한 바 있다.

국내 시공능력평가 1~2위 건설사조차도 할인 마케팅을 시작한 것은 그만큼 주택시장 경기가 얼어붙은데다 정부의 세제 혜택이 곧 끝나기 때문이다. 매수세가 크게 줄었고 주변 아파트의 시세도 떨어지는 상황에 가격을 유지한다면 수요자들이 끝까지 외면할 것이라는 생각에 어쩔 수 없이 가격을 낮추는 것이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외에도 GS건설과 현대산업개발 등 나머지 대형 건설사들도 서울과 수도권의 미분양 아파트를 대상으로 가격 할인 정책을 적극 펼치고 있다.

GS건설은 서울 성동구 금호동3가 '금호자이2차'를 할인분양 중이다. 이 아파트는 분양가를 17%가량 깎아주고, 발코니도 무료로 넓혀준다. 분양대금은 계약금 5%, 입주시 15%, 잔금 80%로 내면 되고 잔금 80%는 2년간 납부를 늦출 수 있다. 잔금 80%는 대출 시 60%까지 2년간 이자를 지원하며, 선납 시 선납할인도 가능하다.

현대산업개발이 분양 중인 일산 덕이지구 '일산 아이파크'는 분양가를 30% 이상 낮췄다. 3.3㎡당 1400만 원대였던 분양가를 1000만 원대로 낮춘 것이다. 발코니 확장, 시스템 에어컨 등도 기본 제공돼 추가 혜택도 누릴 수 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지금 주택시장 상황이 최근 몇 년 사이 최악인 상황이며 주택 경기가 갈수록 나빠지는데 그나마 세제혜택이 주어지는 기간에 최대한 많이 팔아야 한다는 것이 업체들의 공통된 시각"이라며 "지금 털어내지 못할 경우 장기간 '악성 미분양'으로 변질돼 남을 우려가 있다"고 할인분양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현재 워낙 주택시장이 침체된 상황이기에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을 유치한 인천 송도나 서울 도심의 교통 요지 등 개발호재가 있어나 우수한 입지를 갖춘 지역을 제외하면 기대보다 매수세가 활발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