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송종호 기자= 미국 법원이 애플과 대만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HTC의 양사간 특허 사용료 합의문 전부 공개를 명령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정보기술 전문매체 씨넷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연방법원에서 열린 애플과 HTC가 체결한 합의문 공개에 관한 심리에서 싱 그루얼 판사는 "세세한 부분까지 포함된 양사간 합의문을 공개하라"고 명령했다.

앞서 애플과 HTC 양사는 합의문 중 HTC가 애플에 지급해야 하는 특허 사용료 부분을 제외하고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이날 심리는 애플과 HTC 간 특허권 사용 합의가 알려진 지난 16일(현지시간) 삼성전자가 미국 법원에 합의문 공개를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애플과 HTC는 지난 10일 양사간 진행 중이던 특허소송을 중단하고 10년간의 특허권 사용 허가 협약을 체결했다고 동시에 밝혔다.

그러나 양사간 합의에 어떤 특허가 포함됐는지 공개되지 않아 이를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 이어졌다.

당시 삼성은 양사의 합의문에 자사와 법적 소송을 벌이고 있는 일부 특허가 포함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합의문을 공개해야 한다고 법원에 강력하게 요청한 것.

애플과 HTC가 삼성전자에 제시한 공개수준은 홈페이지 게재 등의 일반 공개가 아닌 변호사들만이 눈으로 확인하도록 하는 제한적 공개다.

이날 심리에서 대릴 크론 삼성전자 변호사는 "양사간 합의된 금액·조건 등은 삼성과 애플 간 소송과도 관련성이 많기 때문에 원본을 제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특허 사용료 규모가 삼성과 애플 간 다른 소송에도 큰 영향을 발휘하는 점도 거론했다.

그는 "특허 사용료가 적다면 삼성이 침해했다고 주장하는 특허가 시장에서 큰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HTC가 법원의 명령을 즉시 이행할지는 미지수다.

전체 문건을 공개할 경우 HTC가 경쟁사인 삼성에 원가 등 수익구조를 노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특허 사용료 내용은 이번 합의문의 핵심이기 때문에 이 부분이 빠질 경우 합의문 공개는 의미가 없어진다.

앞서 피터 추 HTC 최고경영자는 일부에서 흘러나오는 대당 6∼8달러 수준의 특허 사용료 지불 합의는 전혀 맞지 않는 얘기라고 일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