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을 즐긴다?.. '키덜트' 상품 인기
2012-11-19 09:22
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키덜트'가 막강한 소비주체로 떠올랐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키덜트를 겨냥한 상품이 속속 출시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키덜트는 키드(아이)와 어덜트(어른)의 합성어로, 어른이지만 아이의 감성을 지닌 이들을 뜻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경제적 능력을 갖춘 키덜트들을 위한 재밌는 상품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며 "여기에는 불황의 우울한 분위기를 유쾌하고 발랄한 상품을 구매함으로써 극복하고자 하는 심리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말 캐릭터로 유명한 보끄레머천다이징의 잡화브랜드 라빠레트는 최근 젊은 감성을 추구하는 20대 여성층로부터 지지를 얻고 있다. 지난 2009년 첫 선을 보인 이 가방은 3년만에 전용 온라인몰에서 월매출 1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보끄레머천다이징 관계자는 "브랜드의 상징인 말 디자인은 개성을 중시하는 20대 여성층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라며 "배우 황정음이 착용하고 나온 제품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한 달간 판매 지연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소노비 역시 아기자기한 일러스트와 깜직한 디자인을 반영한 가방으로 20~30대 마니아층을 거느리고 있다. 지난 2005년 이에프씨가 출시한 이후 매년 국내 유명 아티스트와 협업을 통해 뮤지엄·트래블·캐슬·카페 등 4개 테마 일러스트로 출시 중이다.
화장품 브랜드 에뛰드 하우스, 네이처리퍼블릭은 최근 동물 모양 캐릭터 핸드크림을 출시했다.
에뛰드하우스는 희귀종 새인 카카포·수리부엉이·가면올빼미·파랑새를 귀여운 디자인으로 선보였고, 네이처리퍼블릭은 네이처숲에 사는 네 마리 다람쥐를 콘셉트로 용기 디자인·제품명 등에 캐릭터별 스토리를 담았다.
지난해 출시된 더페이스샵의 동물 모양 핸드크림도 꾸준한 인기를 얻고있다. DHC 역시 '딥 클렌징 오일'에 미니마우스와 데이지덕 캐릭터를 담아 한정판으로 출시했다.
이와 관련, 패션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비주체로 등장한 키덜트를 단순히 어린아이 감성을 가진 어른이라고 보기는 무리가 있다"며 "어두운 사회 분위기일수록 즐거움을 추구하고, 자신의 존재감을 더욱 강하게 드러내는 적극적인 성향이 더 강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20~30대 키덜트들이 30~40대가 되면 지금보다 더 큰 경제적 능력을 갖추게 되기 때문에 이들을 겨냥한 상품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