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전세난 우려는 '강남 착시현상'…타 지역은 잠잠

2012-11-18 15:40
서초·강남구 전셋값 급등으로 전체 평균치 오른 것

아주경제 권경렬 기자=최근 서울 지역 아파트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연말 전세대란에 대한 우려가 높지만 강남 지역의 국지성 전세난에 따른 '착시현상'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18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가을 이사철이 마무리된 10월 마지막주부터 지난주까지 3주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66% 올랐다. 10월 한 달 동안 0.3% 올랐던 것에 비해 급등한 것이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최근 3주 동안 서초·강남구가 각각 2.19%, 1.23% 급등해 전체 평균치를 크게 끌어올렸을 뿐 나머지 지역에서는 1% 이상 전셋값이 오른 사례가 없다.

직장인들이 주거지로 선호하는 마포구는 0.01% 올라 보합세를 보였고 도심 교통이 편리한 동대문구도 상승률이 0.12%에 머물렀다.

중랑·은평구의 아파트 전셋값은 0.13%, 도봉구는 0.15%, 영등포·강동구는 0.16% 오르는 등 전체적으로 오름폭이 0.2%에도 못 미쳤다. 서초구 재건축 이주수요가 유입될 것으로 예상됐던 용산구도 지난 3주간 0.2% 상승하는 데 그쳤다.

경기도 지역 역시 서초·강남구 전셋값 상승률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같은 기간 경기도 아파트 전셋값은 0.26%, 신도시 아파트 전셋값은 0.32% 올랐다.

이런 양극화 현상은 국지적인 전세수요 쏠림 현상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서초구에서는 잠원동 대림아파트와 반포동 신반포1차의 재건축 이주 수요와 함께 학군 수요까지 더해져 국지적 전세난이 가중되고 있다.

반포동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최근 래미안 퍼스티지 전용면적 84㎡는 호가(집 주인이 부르는 값) 기준 9억원까지 올랐다. 아파트 매맷값보다 훨씬 비싼 수준이다.

인근 공인 관계자는 "8억원대 중반 전세 물건이 나왔을 때도 설마했는데 실제 계약된 적이 있다"며 "워낙 전세 물건이 부족하고 찾는 사람들이 꾸준히 있어 9억원짜리 전세도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래미안이나 자이 등 새 아파트는 20평대 전셋집도 6억원대 후반까지 올랐으며 시세가 3억원대 중반이던 반포 푸르지오 23평도 며칠 전 4억3000만원에 전세계약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새 아파트 공급량이 많거나 강남권에서 거리가 먼 지역은 전세시장이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 모양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팀장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지금은 원래 비수기인데 강남쪽만 전셋값이 오르는 것으로 일종의 착시현상"이라며 "내년 초 전세난 우려가 나오지만 전반적으로 심각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