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에서 자가로' 이동 가능한 잠재 수요, 32만~43만 가구
2012-11-15 13:50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전세를 이용하고 있는 서민 중 내 집을 마련할 가능성이 있는 잠재수요가 최대 43만 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따라 잠재수요가 매매수요로 전환되면 전세수요 감소에 따라 전세값 안정화, 주택거래 활성화에 따른 주택시장 회복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한국주택금융공사(HF) 주택금융연구소의 김덕례 연구위원은 15일 '전월세가구 자산구조를 고려한 '전세→자가' 전환 가능 잠재수요 분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전망을 내놨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2년간 전셋값 상승률은 19.9%로 가구소득 증가율인 11.2%보다 1.8배 올랐다. 이에 따라 임차 가구의 소득이 늘어도 추가 전세보증금 마련은 어려운 상황이다.
보고서는 "가구소득에서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무주택가구에 보증금이 없는 순수월세일수록 더 많았다"면서 "유주택 전월세가구보다는 무주택 전월세가구가 전월세가격 상승으로 더 큰 어려움을 겪는 계층"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전국의 무주택 전세가구는 294만 가구로, 이 중 부채가 없는 가구는 32만~43만 가구다. 보고서는 이들 가구를 전세에서 자가주택으로 이동할 수 있는 잠재수요(실수요) 가구로 봤다. 이 분석은 전세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면 전세 대신 주택을 구입하는 쪽을 택할 것이라는 데서 출발한다.
보고서는 또 실수요가구가 매매수요로 전환되어 주택을 구입하면 △전세가격 안정화 △봄철 전세난에 대한 선제적 대응 △거주안정효과 △매매거래 증가 및 지방세수 증가효과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우선 32만~43만호의 전세주택이 시장에 재공급되면서 가격안정화가 가능하고, 연간 전세거래량(지난해 약 93만건)의 34~46%가 감소해 전세가격 상승압력이 둔화되면서 봄철(2~5월) 전세난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것이 실현되면 2010년 54.2%이던 전국 자가 점유 비중은 56~56.7%까지 상승할 수 있으며, 올 9월까지 누적 주택매매거래량(49만호)의 65~89%의 거래가 가능해져 지방세수가 5179~6391억원 증가(2011년 추정 취득세 대비 26.8~33.1%)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내다봤다.
특히 보고서는 "최근 주택시장에서 월세가 증가하면서 전세제도가 사라질 것이라고 하는 논란이 증가하고 있으나, 주택소비자는 ‘전세제도’가 가지고 있는 내 집 마련의 징검다리 속성과 주거안정성, 편리성을 선호하기 때문에 쉽게 사라지기 어렵다"면서 "주택가격이 비싼 서울·수도권은 아직까지 전세비중이 높기 때문에 당분간은 전세중심 시장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현재 수도권의 전세 비중은 57.1%로 절반 이상이다.
김덕례 연구위원은 "지난 10월 기준금리 인하로 내 집 마련 대출 사용자의 상환여력이 개선되었을 뿐만 아니라 취득세도 감면되어 실수요 가구의 주택구매환경이 크게 개선됐다”면서 “주택소비자가 ‘보증부월세→전세→자가’ 로 이동하고자 하는 선호와 생애주기를 고려한 ‘주거이동 사다리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주택정책과 금융지원프로그램이 결합된 종합적인 주택정책 틀을 마련해서 무주택 서민의 주거이동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