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풍경화가 정말 풍경화일까?' 홍순명의 'Sidescape'展
2012-11-09 10:22
사비나미술관서 회화 설치 영상등 100여점 전시..12월 9일까지
7일부터 사비나미술관에서 홍순명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사진=박현주기자 |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수채화같은 풍경화. 알고보면 놀랍다. 우리가 진리라고 믿는 것들에 대해 질문을 던지게 한다.
고정관념속 풍경화의 의미를 뛰어넘은 작가 홍순명(53)의 'Sidescape' (주변의 경치)시리즈는 '발췌된 풍경'이다.
우리가 늘 접하는 신문 인터넷에 쏟아지는 뉴스사진을 채집하고, 또다시 사건사고 보도사진에 가려진 한켠의 풍경이미지를 따왔다. 전체에서 부분, 그것또한 우리가 인식하지 못했던 장면이 작가의 섬세한 붓터치와 독특한 색감으로 '생경한 풍경화'로 재탄생한다.
7일부터 서울 사비나미술관 전관에서 열리고 있는 '홍순명 개인전'은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것들을 새롭게 발견할수 있게 한다.
회화 설치 영상등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가는 이번 전시에 총 100여점을 작품을 선보인다.
화병에 담긴 하얀 꽃그림은 노무현 전 대통령 빈소의 모습중 한 장면이고, 러시아 대통령 궁에서의 만찬 장면은 천장에 달린 샹들리에만 담긴 풍경화가 됐다./사진=박현주기자 |
"자연의 전체를 그린 것 같이 보이는 풍경화도 사실은 완벽한 전체일수 없다"는 것이 작가의 생각이다.
'풍경화는 처음부터 주변환경의 부분일수 밖에 없다'는 것. 이러한 관점은 '우리가 관찰하고 있는 자연은 진정한 자연의 모습 그대로가 아니다.다만 우리가 탐구하는 방법에 따라 각각 다르게 나타나는 자연일뿐이다"는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하이젠 베르크의 저서 '부분과 전체'에서 비롯됐다.
심상용 미술평론가는 "홍순명의 'Sidescape는 경치가 마침내 풍경의 의무에서 해방되는 곳이자, 사건이 내용의 압박에서 자유로워지는 장소"라고 설명했다.
이번전시에는 한국의 다문화 가정등 문화소외지역아이들 300여명과 함께 만들어낸 '초상화 시리즈'도 소개한다. 작가가 주변의 인물로 시선을 돌려 만들어내는 'Sidescape'라 할수 있다.
아이들이 자신의 미래 자화상, 만화주인공 또는 상상속의 영웅들을 그리고 작가가 그 그림위에 얼굴사진을 오버랩해 완성시켰다. 전시 제목은 '꿈꿀 권리'다. 이 작품은 지난 10월 프라하의 세인트 질 도미니칸 대성당의 3m 높이의 거대한 유라창에 설치됐다. 사비나 미술관 2층 전시장엔 성당의 설치형태를 재현한 작품이 전시됐다.
전시기간중 사비나미술관은 초등학교와 연계, 100여명의 아이들과 '꿈꿀 권리'작업을 진행한다.또 오는 20일 오후 3시부터 홍순명작가의 아트토크로 연다. 지난 20년간 설치 미디어 회화로 다채롭게 변화된 작업세계를 들을 수 있다. 입장료 일반 2천원. 학생 1천원. 전시는 12월 9일까지.(02)736-4371.
중절모를 쓰고 카메라를 잡고 있는 그림속 인물은 작가가 처음으로 선보인 자화상이다./박현주기자 |
◆홍순명=부산대학교 사범대학 미술교육과 졸업하고 파리국립미술학교(에콜 데 보자르)를 졸업했다. 그동안 서울 마닐라등에서 10회 개인전을 가졌다. 대법원, 경기도미술관 호암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산타페 아트 인스티튜드, 독일 제니트(뇌연구소 대학병원), 쌈지 스페이스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