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애플을 이길 수밖에 없는 5가지 이유
2012-11-07 20:31
소비자 중심 혁신형 상품<br/>안드로이드 체제의 흡인력<br/>세계가 인정한 1등 품질<br/>브랜드 인지도와 서비스<br/>애플 특허소송의 반작용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오전 8시55분. 회사원 김철웅씨가 사무실로 부리나케 뛰어들어간다. 늦잠을 자는 바람에 아침식사도 거르고 출근해 오전 9시로 예정된 회의시간은 간신히 지킬 수 있었다.
회의가 시작된 후 김씨는 밤을 새우며 준비한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빠트리고 왔다는 사실을 깨달았지만 당황하는 기색 없이 주머니에서 최근 새로 구입한 갤럭시노트2 스마트폰을 꺼낸다.
S펜을 화면에 가까이 대면 접촉하지 않아도 저장된 내용을 미리 볼 수 있는 '에어 뷰(Air View)' 기능을 사용해 프리젠테이션 자료가 메일함에 보관돼 있다는 걸 확인하고 침착하게 회의에 임한다.
800만 화소의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회의실에 비치된 모니터에 띄우니 실제 사물과 착각할 정도의 화상도에 동료들도 탄성을 자아낸다.
김씨는 회의가 진행되는 내내 S펜으로 스마트폰 화면에 마치 실제 종이에 적는 듯한 촉감을 느끼며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아이디어들을 끊임없이 메모한다. 메모를 습관화하다보니 창의성이 높아지고 회사생활에 자신감도 붙었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처음 공개했을 때 세상은 그 혁신성에 찬사를 보냈다. 그러나 아이폰 신제품이 추가로 발표될수록 환호는 잦아들었다.
반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은 새 모델이 출시될 때마다 판매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갤럭시노트2는 출시 한 달 만에 300만대 이상이 팔리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애플은 자기 만족을 위한 혁신에 치중한 반면 삼성전자는 혁신의 가치를 소비자 만족에 두고 있다. 이 차이로 인해 두 회사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미국의 테트 전문지 와이어드는 갤럭시노트2를 '휴대폰의 맥가이버 칼'이라고 평가한 반면, 아이폰5에 대해서는 '더 이상 참신함을 찾아볼 수 없다'며 혹평을 했다.
회의를 무사히 마친 김씨는 간단히 점심식사를 해결한 뒤 공원에서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즐겼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채택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은 아이폰보다 3~4배가량 많은 앱을 제공한다.
아이폰 출시 초기 소비자들은 다양한 앱을 이용할 수 있다는 데 큰 매력을 느꼈지만, 안드로이드 계열 스마트폰 및 태블릿PC가 확산되면서 전세가 역전됐다. 국내에서 안드로이드용 앱을 제공하는 곳은 구글플레이와 T스토어, 올레마켓 등 6곳에 이르지만 아이폰은 앱스토어 한 곳에서만 앱이 유통된다.
구글플레이에 등록된 게임 앱은 12만건에 육박하는 데 비해 애플 앱스토어의 게임 앱 수는 9만건에 불과하다. 전체 안드로이드용 앱을 합산하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오후 근무를 하던 김씨는 잠깐 화장실에 들렀다가 스마트폰을 그만 변기에 빠뜨리고 말았다. 그러나 재빨리 배터리를 분리해 수분을 닦아낸 뒤 꼼꼼하게 말리니 별 문제 없이 스마트폰을 이용할 수 있었다. 김씨는 배터리가 분리되지 않는 아이폰을 사지 않기를 잘했다는 생각에 흐뭇해졌다.
미국 IT매체 시넷이 유튜브에 올린 갤럭시S3와 아이폰5의 성능 비교 동영상이 50만건에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냉동·가열 테스트에서는 두 제품이 동일한 평가를 받았지만 스마트폰을 세탁기에 넣고 돌리거나 높은 곳에서 떨어뜨려 긁힘현상이 나타나는지 확인하는 테스트에서는 차이를 보였다.
갤럭시S3는 배터리 분리가 가능해 수분을 쉽게 제거할 수 있었으며, 눈 높이에서 떨어뜨려도 전면 유리나 후면 플라스틱 부분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반면 아이폰5는 두 테스트에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만약 김씨의 스마트폰이 고장나 서비스센터를 방문했더라도 30분 내에 수리를 마칠 수 있다. 글로벌 가전업체인 삼성전자는 국내는 물론 세계 전역에 서비스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철저한 사후 보상서비스는 삼성전자가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밑거름이다.
반면 애플은 제품이 고장났을 때 기존 아이폰을 수리한 대체폰을 유상으로 판매하는 '리퍼비시'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9월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적용되는 애플의 애프터서비스 정책을 시정하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여전히 수리 불가 원칙을 내세우는 애플의 오만함에 많은 소비자들이 비판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씨는 지하철을 타고 퇴근하며 신문을 읽던 중 눈에 띄는 기사를 발견했다. 애플이 자사 홈페이지와 신문에 '삼성전자 제품이 아이패드를 베끼지 않았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게재한 데 대해 영국 법원이 명령을 충실히 이행하지 않았다며 재고지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의 기사였다.
애플은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을 높여나가자 전 세계적으로 특허소송을 벌이고 있지만, 미국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국가에서 패소하고 있다. 애플의 잇따른 소송 제기에 처음에는 지적재산권 보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었지만 이제 애플이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과도한 소송전을 펼치고 있다는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김씨는 한때 세계를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애플의 근시안적인 행태에 헛웃음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