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누리꾼, 새정권에 바라는 것? “부패척결”
2012-11-06 14:53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18차 당대회)를 앞두고 중국 누리꾼들이 차기 지도부에 대해 가장 큰 바람으로 ‘부패 척결’을 꼽았다.
홍콩 밍바오(明報) 6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3대 관영매체가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인 신화왕(新華網), 런민왕(人民網),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왕이 18차 당대회를 앞두고‘18대에 바라다’는 내용의 게시판을 개설해 중국 누리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가운데 관료 부패에 대한 엄중한 처벌, 관료의 재산공개 등 반(反) 부패가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지난 달 12일 신화왕이 개설한 ‘18대에 바라다’ 게시판에는 5일 저녁까지 총 2149건의 글이 올라왔으며, 이 중 153건이 부패 척결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일부 누리꾼들은 심지어 중국 최고 지도부에 화살을 겨냥하며 부패 처벌에 있어서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도 예외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CCTV왕도 지난 달 19일부터 누리꾼들이 18대에 대한 바람을 쓸 수 있도록 게시판을 개설했다. 여기에 올라온 ‘부패척결 역량을 강화해 탐관오리를 엄중히 처벌하기를 바란다’는 글에는 총 1703명의 누리꾼이 찬성표를 던지며 지지의사를 표했다.
앞서 지난 달 10일 개설된 런민왕의 18대 관련 게시판에서도 한 누리꾼이 5일 오전에 올린 ‘관료들의 재산공개’ 관련 글에 하루도 채 안돼 6000여명의 누리꾼이 찬성표를 던지는 등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러한 부패척결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에 대해 중국 시사평론가 류루이사오(劉銳紹)는 관료세력끼리 서로 비호하는 등 현재 중국 내 구조적인 부패가 행해지고 있다”며 “중국 공산당의 부패척결 움직임이 투명하지도 법치적이지도 않아 부패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유명 역사학자 장리판(章立凡)도 “보시라이(薄熙來) 일가의 부패문제가 공산당 전체 고위 관료들의 부패 문제로까지 번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상무위원에 오르지도 않은 보시라이가 이 같은 부패를 저지른 사실이 드러나며 공산당 최고 지도부의 부패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며 뉴욕타임스의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일가 부정 축재 보도를 계기로 원 총리가 재산을 공개하고 고위공직자의 재산신고를 의무화하는 양광법안(陽光法案)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공산당 내부적으로도 부패를 뿌리뽑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3~4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17기 중앙기율검사위 8차 전체회의에서도 ‘당의 선진성과 순결성 건설’을 강조하며 부패 처벌 예방 시스템을 완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신화통신 역시 “부패 문제를 효과적으로 처리하지 못하면 인민의 신뢰와 지지를 상실해 결국 당과 국가가 망할 위험에 맞닥뜨릴 것”이라고 평론을 냈다.
이밖에 이들 관영매체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는 ‘정치체제 개혁’, ‘마오쩌둥 사상’과 관련된 글들도 올라오고 있다고 밍바오는 전했다. 한 누리꾼이 런민왕 게시판에 올린 ‘마오쩌둥 사상으로 민생 문제를 해결하고 공산당의 신뢰도를 높이자’는 내용의 글은 전체 게시글 중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한편 신문은 게시판에 올라 온 글들은 사전에 검열을 거친 내용이라 ‘톈안문 사태 재평가(平反六四)’, ‘자오쯔양 재평가(平反趙紫陽)’ 등과 같은 내용의 게시글은 공개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5일 저녁 때까지 신화왕 게시판에 올라 온 게시글에 붙여진 번호가 2938번이었으나 실제로 게시판에 올라 온 글은 2149건에 불과했다며 약 800여건의 게시글이 당국 검열에 의해 삭제된 것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