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 실적, 최대 관건은 해외수출
2012-10-31 17:12
아주경제 강규혁 기자=국내 제약사들이 수출확대를 통해 위기극복에 나서고 있다.
국내 제약업계는 지난 4월 대대적인 약가 인하 정책 이후 좀처럼 침체일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수의 국내 제약사들이 주력 제품으로 삼고 있는 제네릭 제품의 약가 역시 과거 80% 수준에서 53.55%로 급감했고, 경쟁력 상실에 따른 원외처방액 감소로 이어졌다.
실제로 약가인하 효과가 반영된 2분기와 3분기 각 제약사들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급감하며,수익성 또한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이러한 상황 타개를 위해 제약사들은 외국계 제약사들과의 코마케팅 등 자구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장기적인 대안은 될 수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에 업계가 주목한 것은 해외 수출이다.
비록 국내 제약사들이 세계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진 않지만, 선진국 못지 않은 제조 품질기준과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미국 일본 등 기존 시장뿐 아니라 중국·남미 등에서의 의약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신시장 개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 전방위 수출로 해외시장 개척..새로운 매출원 기대감↑
업계 1위 동아제약의 올 3분기 매출액과 순이익은 2432억원과 2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5%, 3.2% 증가에 그쳤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4.1% 줄었다.
하지만 해외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95% 증가한 269억원을 기록하며 영업익 손실을 최소화 했다.
3분기까지 달성한 해외수추액은 총 727억원으로 연내 950억원 달성이 기대된다.
주요 수출상품인 박카스 외에도 결핵제제인 싸이크로세린과 인성장호르몬 그로트로핀 등이 강세를 이어갔다.
수출 국가 역시 브라질·인도·남아공·터키 등으로 다양화 됐다.
대웅제약은 지난달 22일 이집트 제약기업인 '이지텍(EGY-TEC)'사와 당뇨병성 족부궤양 치료제 '이지에프외용액'의 수출계약을 체결하고, 독점 공급 및 유통권을 확보했다.
이집트의 난치성 상처 시장은 연간 4000만 달러 규모로, 관련 환자는 매년 30%씩 증가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앞으로 5년 간 이집트에서만 500만 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으며, 이집트 진출을 발판 삼아 중동-북아프리카-터키 등으로 수출 지역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대표 수출 제품인 우루사 역시 완제의약품에 대한 수출계약을 체결하며 호주와 뉴질랜드로 영역을 확장했다.
우루사는 호주 및 뉴질랜드에서 5년 간 500만 달러 규모의 매출이 예상된다.
보령제약은 브라질 1위 제약사인 '아쉐(Ache)'사와 고혈압 신약 카나브 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2013년부터 5년 간 4000만 달러 어치의 카나브를 공급한다.
LG생명과학은 해외 수출 규모가 올 상반기 기준 787억 원으로 국내 제약사 중 가장 높다. 올해 수출 비중은 전년에 비해 4% 이상 높은 42.2%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 기술도 수출한다…대상국가도 확대 추세
제품 뿐 아니라 기술수출도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의 해외기술수출 현황에 의하면 국내 29개 제약사가 총 91건의 기술(2012년 4월 기준)을 수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상 국가도 미국·유럽·중동·아시아 등 전 세계 26개국으로 확대됐다.
LG생명과학이 총 15건으로 가장 많은 기술을 수출했으며, 한미약품(8건)·동아제약(7건)·유한양행·한올바이오파마(각 6건) 등이 뒤를 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약가인하·리베이트 규제로 내수 시장 침체가 장기화된 상황에서 해외시장 공략은 선택이 아닌 필수요건으로 자리잡았다" 며 "실제로 약가 인하로 인한 실적 손실 중 상당 부분을 수출을 통해 메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