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증시 국제 정치쇼 따라 춤춘다
2012-10-31 17:06
美 대선·中 정권교체 변수, 결과 따라 변동성 ↑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11월 증시가 경제대국 거목인 미국과 중국(G2)의 정치 이벤트에 주목하고 있다. 끝 모를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의 정권 교체가 11월에 이뤄지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들 국가의 정치 이벤트 결과에 따라 국내 증시의 변동성도 커질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 넘치는 대외변수
11월 가장 먼저 찾아오는 대외 변수는 6일로 예정된 미국 대선이다. 현 미국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와 밋 롬니 공화당 후보가 경쟁하고 있는 선거 결과에 따라 향후 미국의 정책 기조가 바뀔 수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도 많은 영향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되면 정책 지속성이 보장되지만 재정절벽 및 부채한도 협상의 불확실성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롬니 후보가 이기면 상하원을 포함해 공화당이 미 국정을 모두 장악할 가능성이 크며, 이 경우 기존 정책들이 중단되거나 변경되는 등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는 오는 8일부터 14일까지 '중국 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가 열린다. 이 자리에서 중국을 이끌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서게 되며, 경기 부양을 위한 많은 정책을 쏟아낼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증권 류용석 투자컨설팅 팀장은 "11월 증시는 지속적인 성장 모멘텀이 없는 상황에서 미국 대선과 중국 정권교체 등 대외 변수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대신증권 채현기 연구원도 "중국은 4분기 완만한 경기 회복을 통해 정부 목표인 7.5%의 경제성장률을 웃돌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중국의 새로운 지도부가 공격적인 경기 부양책을 펴기 보다는 경기 하강을 방어하는 수준의 정책이 나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 경제도 여전히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스페인 구제금융 신청이 늦어지고, 기업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계속 이어지면서 국내 시장에서의 외국인의 순매수가 크게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어떤 종목이 뜰까?
전문가들은 상승 모멘텀 없이, 대내외 변수에 영향을 받을 11월 증시에서 IT 대형주와 필수소비재 등의 방어주가 상대적인 우위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국내 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는 원화 강세 추세는 미국 대선 이후 약세로 전화돼 원·달러 환율이 1100원대로 복귀할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HMC투자증권 이영원 연구원은 "11월 코스피는 1820~1970 수준의 등락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방향성의 급격한 전환을 기대하기 힘든 만큼, 필수소비재 섹터와, 보험, 미디어 업종, 또 이익의 견조함이 이어지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자동차 업종 등은 상대적인 우위를 보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동양증권 김주형 투자전략팀장도 "11월 코스피 범위를 1850~2000으로 예측한다"며 "글로벌 쇼크에도 불구하고 코스피 하락폭은 과거 경험치보다 적고, 그리스와 스페인 등 미해결된 유로존 문제에도 불구하고 유로존 리스크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는 22일 추수감사절부터 시작돼 연말까지 이어지는 미국 최대 쇼핑 시즌도 국내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미국 전체 소매 매출의 약 20%가 이 기간 동안 발생한다.
미국 전국소매협회(NRF)에 의하면 지난 10년간 추수감사절부터 신년초까지인 11월과 12월의 미국 소매 판매 증가률은 평균 3.5%로 올해는 이보다 높은 4.1%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이 기간 미국의 소매 판매 규모는 5630억 달러에 달했다.
LIG투자증권 지기호 투자전략센터장은 "그동안 국내 증시는 미국 추수감사절을 기점으로 모두 상승세를 보였다"며 "미국 대선을 앞두고 국내 증시의 조정 국면이 이어지고 있지만, 추수감사절을 기점으로 일정한 반등 국면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