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현준 기자=구글 검색으로 각 사이트의 관리자 페이지에 접속해 개인정보를 빼돌린 30대 ‘은둔형 외톨이’가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구글 검색으로 개인정보 884만건을 빼낸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김모(37)씨를 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김씨는 2010년 2월부터 지난 7월까지 서울 영등포구 한 PC방에서 구글로 인증 절차 없이 관리자 웹페이지에 바로 접속 가능한 웹사이트를 검색했다.

이후 그는 관리자 웹페이지에 접속해 타인의 주민등록번호, 연락처 등 개인정보를 빼낸 혐의를 받고 있다.

해킹한 웹사이트는 인터넷 커뮤니티, 연예기획사·산부인과 홈페이지, 취업정보 사이트 등 100여개에 달했다. 조사 결과 김씨는 전형적인 은둔형 외톨이로, 범행 동기도 단순 호기심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가 빼낸 정보가 제3자에게 전달됐거나, 다른 용도로 쓰인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10년 전 서울 모 대학 물리학과를 중퇴한 김씨는 집과 PC방에서만 생활했다. 경찰은 “김씨가 수년 전부터는 개인정보 수집과 음란물에 병적으로 집착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2009년에도 공공기관·홈쇼핑 홈페이지에서 개인정보를 빼낸 혐의로 구속됐고, 지난해에는 저작권 관련 홈페이지에서 연예인 3300여명의 주민등록번호를 유출해 입건되기도 했다.

경찰은 김씨의 집에서 웹하드·파일공유사이트(P2P) 등을 통해 받은 음란 동영상 수천 편도 발견했다.

경찰은 “유출 사이트는 회원정보 페이지가 검색 엔진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기초적인 예방조치도 없었고, 회원정보 페이지에 대한 접근 탐지나 인증장치도 설치하지 않았다”며 “개인 정보 보호법 위반 여부를 수사해 사이트 관리자를 처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