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득·양도세 감면 두달 남았다"… 미분양 '팔자', '사자' 열풍

2012-10-30 16:53
건설사, 세제 감면 종료 전 판촉 마케팅 펼쳐<br/>수요자 "이참에 내집 마련하자"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내년에 아파트로 옮겨볼까 했는데, 취득세 감면 혜택이 내년까지 계속되는 것도 아니잖아요. 올해 입주 가능한 미분양을 계약하기로 마음을 바꿨어요.”(서울 관악구 봉천동 유모씨)

“녹색기후기금(GCF) 유치와 맞물려 좋은 물량은 거의 다 나갔어요. 세제 혜택 시한이 두달 남았는데 이 기간 동안 남은 물량을 다 털어보려고 합니다.”(인천 송도국제도시 A아파트 분양 소장)

취득세·양도세 등 세제 감면 적용 시기를 두달 가량 남겨놓고 미분양을 털어내기 위한 건설사들의 판촉 경쟁이 치열하다.

건설사들은 세제 감면 혜택이 만료되는 올해 말까지를 미분양 판매의 분수령으로 보고 전사적 미분양 팔기에 들어갔다. 건설사뿐만이 아니다. 내년 쯤에나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던 수요자들도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 서둘러 계약에 나서고 있다.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는 급매물 거래와 미분양 계약 사례는 취득세 감면을 받기 위해 수요자들이 미리 움직인 영향도 있다”며 “내년 초 일시적인 거래 정체가 예상되는 만큼 연내 얼마나 물량을 해소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분양가 할인을 비롯해 이자·발코니 지원이나 경품행사 등 분양 마케팅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GS건설은 최근 ‘영등포 아트자이’·‘텐즈힐’·‘금호자이2차’ 등 서울 시내 3개 단지에서 분양가 인하를 단행했다. 지난 12일부터 3.3㎡당 분양가를 1780만원에서 1615만원으로 내린 영등포 아트자이의 경우 2주만에 100여가구가 팔렸다.

이 아파트 분양 관계자는 “전체 물량의 77% 가량이 선호도가 높은 중소형으로 이뤄진 데다 분양가 할인 및 세제 감면 혜택까지 주어지면서 계약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건설도 서울 금천구 시흥동 ‘남서울 힐스테이트’와 은평구 응암동 ‘백련산 힐스테이트’, 동작구 동작동 ‘이수 힐스테이트’ 등 전국 20개 단지에서 분양가 할인 및 잔금 장기 상환, 취득세 지원 등 미분양 마케팅을 실시 중이다.

대우건설은 구로구 개봉동에 들어서는 ‘개봉 푸르지오’에 대해 계약금 1000만원(1차)와 중도금 무이자 등으로 계약조건을 완화했다.

최철우 개봉 푸르지오 분양 담당자는 “양도세 감면 시행 이전 때보다 계약과 문의가 2~3배 이상 증가했다”며 “새 아파트로 갈아타려던 실수요자들이 분양조건 완화와 세제 혜택 등에 힘입어 서둘러 내집 마련에 나서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동부건설은 서울 은평구 응암3구역 일대에 분양 중인 ‘녹번역 센트레빌’ 샘플하우스 방문객을 집까지 직접 태우러 가고 상담 후 다시 데려다 주는 ‘고객 픽업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경기도 파주 운정신도시 A14블록에 분양 중인 ‘운정신도시 14블록 롯데캐슬’은 11월까지 계약자를 대상으로 모닝 승용차 등의 경품을 준다. 평택시 비전동 소사벌지구 ‘평택 新비전동 효성 백년가약’은 연내 계약자에 대해 2년간 대출이자 및 취득세, 발코니 무상 확장을 지원하고 있다.

김학권 세중코리아 대표는 “세제 혜택과 함께 분양업체들의 각종 판촉 영향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춘 미분양이 빠른 속도로 팔려나가고 있다”면서도 “가격 할인 등 혜택이 많다고 해서 무턱대고 계약하기보다는 입지 및 미래가치 여부 등을 먼저 꼼꼼하게 따져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