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제약사들 "1조 8000억원 고혈압 시장 잡아라"
2012-10-23 16:33
아주경제 권석림·강규혁 기자=고혈압은 국내에서 가장 흔한 성인병이자 만성질환 중 하나다.
18세 이상의 성인에서 수축기 혈압이 140㎜Hg 이상이거나 확장기 혈압이 90㎜Hg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고혈압은 방치하면 뇌졸증·심근경색·신부전증 등 치명적인 합병증 및 후유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국내 고혈압 환자는 성인의 약 30%정도(660만명)를 차지하고 있고 평균 수명 연장 등과 맞물려 고혈압 환자는 날로 증가하는 추세다.
비단 우리나라만의 일이 아니다. 2007년 기준 세계 고혈압 인구 수는 10억 명으로 오는 2025년에는 15억 6000만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국내 고혈압치료제 시장 규모는 1조 8000억 원에 달한다. 성장률은 매년 9%를 상회한다.
원외처방액은 1조 4386억 원으로, 2010년의 1조 3728억원보다 4.8% 증가하는 등 처방약 시장에서도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고혈압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국내 제약사들의 신제품 출시와 마케팅 활동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고혈압 치료제는 한번 처방이 시작되면 복용을 지속해야 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매출로 이어질 수 있어 각 제약사들의 스테디셀러로도 각광받고 있다.
최근에는 복합제제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제약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체 고혈압치료제 시장에서 복합제의 원외처방조재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889억원)에 비해 25% 증가한 1119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장점유율 역시 전년 동기대비 4%p 증가한 16.2%다.
실제로 올 상반기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생물학적 동등성시험계획 승인 품목 중 고혈압치료제 복합제는 전체 품목 중 27%를 차지할 정도로 제약사들의 개발 열기가 높다.
이들 복합제는 비용절감과 만성질환자인 고혈압환자들의 복용편의성 증진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유한양행 '트윈스타'
유한양행 트윈스타 |
트윈스타는 유한양행과 베링거인겔하임이 공동 판매하는 제품이다.
심혈관 보호효과에 대한 적응증을 획득한 ARB제제인 텔미사트란과, 혈압강하 효과가 입증된 CCB제제 암로디핀 복합제제다.
트윈스타는 당뇨·비만·대사 증후군과 같은 추가 위험인자가 있는 고혈압 환자의 평균 수축기 혈압(SBP)을 최대 50 mmHg까지 낮추고, 24시간 내내 지속적인 혈압강하 효과를 나타낸다.
특히 우수한 내약성으로 복약 순응도 개선이 도움이 되고, ARB제제(단일성분)로는 유일하게 광범위한 심혈관 보호효과에 대한 적응증이 있는 텔미사르탄을 포함하고 있다.
또 트윈스타는 세계보건기구가 전 세계 첫 번째 사망 위험요소로 꼽은 부적절한 고혈압 치료를 방지에도 신경썼다.
ARB와 CCB, 두 계열의 성분이 결합해 상호 보완적인 시너지 효과를 나타낸다. ARB는 안지오텐신 II의 AT1 수용체에 작용해 안지오텐신 II의 작용을 선택적으로 차단함으로써 혈압과 수분 균형을 관장하는 레닌-안지오텐신계(RAS) 호르몬 체계를 조절한다.
최근에는 미국과 일본에서 시판허가를 받았으며, 일본에서는 텔미사르탄과 암로디핀의 복합성분 단일정제인 미캄로(MICAMLO)라는 상품명으로 판매되고 있다.
트윈스타는 출시 6개월만에 매출 100억 원을 달성하며, 올 상반기에만 전년 대비 77%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또 지난 8월 조재액은 50억원으로 전월 대비 2.5% 상승하며 전년 동기 대비에서는 70% 가까운 성장을 거두는 등 최근 고혈압 치료제 시장에서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유한양행 측은 트윈스타가 올해 매출 500억원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베링거인겔하임이 종합병원을, 유한양행이 클리닉을 중심으로 영업을 담당함으로써 향후 3년 차 누적판매 1000억원 대의 히트상품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한미약품 '아모잘탄'
한미약품 아모잘탄 |
한미약품의 아모잘탄은 지난 2009년 6월 국내에 첫 선을 보인 고혈압 복합신약이다.
아모잘탄은 약효작용 원리가 서로 다른 2종류의 고혈압치료제를 결합했다. 한미약품이 이미 출시하고 있던 CCB 계열 고혈압치료제인 '아모디핀(캄실산 암로디핀)'과 ARB 계열인 '오잘탄(로살탄 칼륨)'이 바로 그것.
캄실산 암도디핀과 로살탄 복합신약으로는 세계 첫 제품이다. 또 두 약물을 따로 복용할 때 보다 환자의 복용 편의성은 개선하면서 약값 부담은 대폭 낮췄다.
특히 시판 중인 복합신약 중 유일하게 고혈압 초기치료(Initial Therapy) 적응증을 획득했으며, 타 제품과 달리 중등도 이상의 고혈압 환자(수축기 혈압 160mmHg 또는 확장기 혈압 100mmHg이상)의 초기치료부터 투여할 수 있다.
발매 7개월 만에 수입 복합신약을 누르고 처방건수 1위에 오르기도 했다.
2009년 7월 미국 MSD사와 아시아 6개국 수출 계약을 체결한 이후 총 4차례의 추가 계약을 통해 수출 국가 수를 51개국으로 확대했다. MSD는 이 중 4개국에서 시판허가를 획득했고, 한미약품은 2011년 12월 초도 물량을 첫 선적했다.
지난 3월에는 영국의 GSK와 체결한 복합신약 공동개발 및 판매 계약으로도 이어졌으며, 미국 MSD사와 수출계약도 맺었다. 국산약으로는 처음으로 다국적사를 통해 50개국 수출에도 성공했다.
한미약품은 아모잘탄이 글로벌 복합신약으로 성장가능성을 보인 만큼, 본격적인 해외 수출을 통해 국내 제약업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광동제약 '브이반'
광동제약 브이반정 |
광동제약은 지난해 브이반 정과 브이반 플러스정을 발매하며 최근 고혈압 치료제 시장의 성장세를 이끌고 있는 ARB계열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섰다.
전문의약품인 브이반정은 은 80mg과 160mg 함량의 두 가지로 발매돼 환자의 증상에 따른 의료진의 선택의 폭을 넓혔다.
1세대 고혈압 제제라고 할 수 있는 이뇨제(Hydrochlorothiazide)가 결합된 '브이반 플러스정' 80mg/12.5mg·160mg/12.5mg 제품도 함께 출시됐다.
임상 결과 발사르탄 제제는 혈관 수축·세포 증식·나트륨과 수분의 저류 및 활성 산소 생산을 효과적으로 차단해 강력한 혈압강하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심부전 및 신장 보호·당뇨 발병에도 효과가 있어 심혈관계 질환이나 당뇨합병을 가진 환자에게도 처방이 가능하다.
영국에서 발행되는 의학학술지 '란셋(The Lancet)'에 따르면 고혈압은 심혈관 질환의 위험 요인이자, 전체 사망 중 약 13%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발혀진 바 있다.
이에 광동제약은 식생활의 서구화와 고령 인구의 증가 등 고혈압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만큼, 브이반의 저렴한 약가와 높은 약효를 앞세워 고혈압치료제 시장에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
◆녹십자 '아타칸'
녹십자 아타칸 |
녹십자는 지난해 3월 한국아스트라제네카와 ARB계열 고혈압치료제인 아타칸의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아타칸은 수용체와 강력하게 결합하여 고혈압을 유발하는 안지오텐신(AngiotensinII)의 작용을 효과적으로 억제해 혈압을 긴 시간 동안 안정적으로 조절해주는 고혈압치료제다.
1999년 개발된 이후 5만 4000명 이상의 임상시험을 통해 강력한 혈압강하 효과가 입증됐다.
'CHARM(심부전에서의 칸데살탄 연구)' 임상연구에서 좌심실 박출률 40% 이하인 심부전 환자의 만성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과 만성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률을 현저하게 감소시킨다는 사실을 입증했으며, 이와 같은 연구결과는 2003년 세계적 의학 저널인 Lancet에서 최우수논문상을 수여 받았다.
아타칸의 가장 큰 장점은 복용 편의성이다.
정제가 작아 삼키기 쉽고 하루에 한번만 복용하면 된다. 또 고혈압 치료시 이뇨제와 함께 처방이 가능하다.
심부전 치료 시에는 ACE 억제제·베타 차단제와 함께 처방 가능하며, 아타칸과 ACE 억제제·베타 차단제를 함께 투여하는 삼중요법(Triple Therapy)이 가능한 유일한 ARB 제제다.
녹십자는 아타칸 공동판매를 통해 본격적으로 순환기 영역 진출한 데이어, 아스트라제네카와 경영전략 및 영업자원의 상호교류도 보다 강화할 계획이다.
◆SK케미칼 '코스카플러스·코스카플러스 F'
SK케미칼 코스카플러스 |
SK케미칼의 고혈압 치료제인 코스카플러스와 코스카플러스F는 MSD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ARB(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제제인 로살탄(Losartan)을 주성분으로 한다.
2008년 출시되며 한국MSD와 공동 마케팅을 펼쳐왔다.
코스카플러스와 코스카플러스 F는 전 세계 각국의 고혈압 환자 1만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실험을 통해 장기보호와 혈압강하 효과 등을 인정받았다.
코스카플러스 정은 로자탄 50mg과 하이드로클로로싸이아자이드 12.5mg의 복합제다. 코스카플러스 F정은 로자탄과 이뇨제가 2배로 증량된 제형이다.
일반적인 신환자들이 코스카 정을 통한 혈압 강화 효과가 만족스럽지 못할 경우, 코스카 플러스 정으로 전환해 효과를 볼 수 있다.
한편 SK케미칼은 토털 헬스케어 사업을 통한 글로벌 도약을 목표로 신약 개발과 백신·바이오·의료기기·의료 정보 등 신성장 사업에도 적극 강화하고 있다.
연구개발(R&D)을 통해 생산 파이프라인 구축에 매진해 왔으며 글로벌 인프라 구축을 통한 라이센싱 아웃 및 수출다변화를 통해 세계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신성장동력 발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바이오벤처 투자 및 육성, 국내외 네트워크를 통해 의료서비스까지 확장에도 나서고 있다.
◆LG생명과학 '자니딥'
LG생명과학 '자니딥' |
자니딥은 제3세대 칼슘채널 차단제다.
2000년 출시 이후 매년 괄목할 만한 성장을 기록하며, 관련 시장에서 노바스크에 이어 처방 2위에 오르며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다.
자니딥은 항고혈압 효과·2차 합병증의 예방 및 개선효과·매우 낮은 부작용이 기존 제제에 비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새로 발매된 자니딥 20mg은 기존 자니딥에 비해 보다 뛰어난 강압효과에 안정성까지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경증~중등증 본태성 고혈압 환자 132명에게 자니딥 10mg과 20mg을 각각 1일 1회 투여한 결과, 10mg 투여군의 반응율은 65.9%·20mg 투여군의 반응율은 85.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압 정상화율도 20mg 투여군이 약 63%로 나타났다.
자니딥은 높은 지질 친화성으로 체내에 흡수된 후 혈관 세포의 지질 이중층에 축적돼, 서서히 방출돼 약효를 점진적으로 발현시킨다.
1일 1회 복용만으로도 24시간 혈압을 안정적으로 조절해준다.
니페디핀·암로디핀 및 라시디핀과 비교해 상용량과 증량시에도 홍조·말초부종·두통·현기증 등의 부작용 발현율이 가장 낮게 나타나, 용량 증가시에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일양약품 '일양로자탄'
일양약품 '일양로자탄' |
일양로자탄은 로자탄칼륨을 주성분으로 하는 혈압강하제다.
단일요법으로는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들을 위해 이뇨제인 하드로클로로티아지드를 첨가해 효과를 더욱 높였다.
로자탄요법은 고립성 수축기 고혈압환자에서 27mmHg 강력한 혈압 강하효과를 입증했고, 1일 1회 복용으로 24시간 지속적으로 혈압을 조절한다.
특히 심전도상 좌심실 비대·심방세동·고혈압인 환자를 대상으로 5년 이상 임상 시험한 결과, 뇌졸중을 49% 예방했다.
신증·제2형 당뇨병·고혈압인 환자를 대상으로 4년 시험해, 기존 혈압치료 요법보다 말기 신장질환 발생을 28% 가량 예방하는 것도 증명했다.
또 요산 배설작용을 통해 추가적으로 심혈관 보호효과를 나타냈다.
말기신장질환이 동반된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6개월 시험한 결과, 심장보호 효과로 좌심실비대 부피를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칼슘차단제보다 28% 감소시켰다.
한편 일양약품은 다각적인 신약개발과 투자에도 지속하고 있다.
제네릭 및 개량신약의 연구가 주류인 제약산업에서 이 회사는 허가 의약품, 국산 신약, 글로벌 신약 등 오리지널 신약에 대한 꿈을 향해 도전하고 있다.
20여년 동안 신약개발을 위한 투자와 노하우가 주는 신약개발 능력은 가장 큰 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