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이클연맹, 암스트롱 타이틀 박탈·영구 제명
2012-10-23 09:04
국제사이클연맹, 암스트롱 타이틀 박탈·영구 제명
국제사이클연맹(UCI)은 22일(현지시간) 선수 시절 도핑 사실이 적발된 '사이클 황제' 랜스 암스트롱에 대해 세계 최고 권위의 사이클 대회인 '투르 드 프랑스'에서 거머쥔 7개 타이틀을 박탈하고 영구 제명하기로 했다.
이 같은 결정은 미국 반도핑기구(USADA)가 지난 10일 암스트롱의 도핑 혐의를 입증하는 보고서를 발표한 데 뒤이은 것이다.
팻 매콰이드 UCI 회장은 연맹이 암스트롱의 도핑 혐의에 대한 USADA의 보고서 결과를 받아들이기로 하고 이같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매콰이드 회장은 "암스트롱은 사이클계에 더는 설 자리가 없을 것"이라며 "잊혀져야 하는 존재"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암스트롱은 앞으로도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 딴 동메달을 박탈당하는 등 추가 제재를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또 후원사나 미국 정부와의 법적 분쟁에 휘말릴 것으로도 예상된다.
USADA는 지난 8월 암스트롱이 1998년 이후 쌓은 모든 수상 기록을 삭제했으며, 앞으로 경기에 출전하는 것은 물론 사이클 코치 활동도 금지했다.
USADA는 또 지난 10일에는 세계반도핑기구(WADA)와 UCI 측에 동료들의 증언과 혈액 검사 결과 등 암스트롱의 도핑 증거가 담긴 1천여장 분량의 보고서를 전달했다.
당시 이 보고서와 관련, 트래비스 타이거트 USADA 회장은 "(암스트롱의 소속팀) US포스탈의 도핑 프로그램은 놀라울 정도"라며 "증거에 따르면 이들은 스포츠계 역사상 가장 치밀하고 전문적이며 성공적인 도핑 프로그램을 운영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암스트롱은 투르 드 프랑스에서 1999년부터 2005년까지 7회 연속 우승을 차지한 사이클계의 전설이었다.
특히 1996년 생존율이 50% 이하인 고환암이 폐와 뇌까지 퍼졌다는 사실상의 '시한부 진단'을 받았으나, 이를 극복해 '인간 승리'라는 찬사도 받아왔다.
그는 이후 압도적인 기량을 뽐내며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사이클링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으며, 1997년 암 환자들을 위한 자선단체 '리브스트롱(Livestrong)'을 창립해 지금까지 5억달러를 모금했다.
그러나 암스트롱의 뛰어난 성과 뒤에는 약물 복용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1999년 약물 검사에서 소량의 코르티코스테로이드가 발견되면서 처음 의혹이 제기됐으나, 안장에 쓸린 상처 치료용 약물에 포함된 것이었다고 반박하면서 혐의를 피해갔다.
이후에도 의혹이 끊이지 않다가 가장 최근에는 팀 동료였던 플로이드 랜디스가 2010년 "나는 금지된 경기력 향상 약물을 복용해왔고 암스트롱 역시 복용했다"고 폭로하면서 결국 나락으로 떨어졌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