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현대증권이 SK하이닉스와 3년째 벌이고 있는 990억원대 구상금 청구 소송 3심에서도 승소했다.

18일 현대증권은 SK하이닉스가 청구한 구상금 청구소송 상고가 기각됐다고 공시했다.

대법원은 “현대증권이 지난 1997년 현대중공업에 제공했던 각서로 현대중공업에게 국민투신 주식의 재매수대금 상당액을 지급한 것은 주식매도로 인해 실질적으로 주식매도대금을 회수했던 SK하이닉스(구 현대전자)를 위한 보증 내지 수임행위에 불과하다”고 판결했다.

이어 대법원은 “현대증권이 주채무자 내지 위임인인 SK하이닉스에게 위 지출비용을 구상 청구할 권리가 있다고 판시한 원심(2심)은 정당해 SK하이닉스 상고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이 소송 배경은 지난 1997년 현대그룹이 국민투신 인수를 추진하면서 당시 계열사로 있던 SK하이닉스가 국민투신 주식 1300만주를 사며 발생했다.

1300만주의 총 지분율은 30.93%로 SK하이닉스는 공정거래법상 주식을 팔아야할 처지에 놓이게 된다.

이로 인해 SK하이닉스는 국민투신 주식을 팔기 위해 매수자로 캐나다 CIBC은행을 지정했다. 대신 캐나다 CIBC은행은 조건을 걸었다.

하이닉스 혹은 현대중공업에 되팔 수 있는 주식매수청구권(풋옵션)을 요구했고 SK하이닉스와 현대증권은 손실 보전 각서를 써주며 받아들였다.

이후 국민투신의 주식가치가 하락하자 CIBC은행은 풋옵션을 행사했다. 이 비용을 부담한 현대중공업은 SK하이닉스와 현대증권을 상대로 외화대납금 반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현대중공업의 승소로 결론났고 SK하이닉스와 현대증권은 각각 2100억원, 991억원을 물어준 뒤 서로가 이 금액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지난 2010년 12월 17일 1심에서 법원은 현대증권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법원은 현대증권이 계약 당사자가 아니며 풋옵션 계약에 따른 손실 보상의무가 없는 만큼 SK하이닉스가 현대증권에 991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SK하이닉스가 보유한 국민투신 주식 1300만주를 CIBC은행에 매각하는 주식매매 실질내용은 SK하이닉스의 외자 차입이며 현대증권이 계약 체결 중개역할만 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9월 2심 소송에서도 현대증권은 같은 이유로 승소했다.

현재 현대증권은 1심 승소 판결 이후 SK하이닉스로부터 원금 991억원과 이자 616억원을 합친 1607억원을 수령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