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금융권 실적 ‘암울’…개선 방안은 있나?
2012-10-10 18:09
아주경제 이수경·최수연 기자= 3분기 은행 및 카드업계 등 금융업계의 실적이 극히 부진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오는 4분기에도 딱히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아, 연내 실적은 지속적으로 '죽을 쑬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 등 금융권의 3분기 실적 발표일이 다가오면서, 이번 분기 '어닝 시즌'은 예상만큼 하향세를 보일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현대증권의 구경회 팀장은 "순이자마진이 줄어들면서 이자이익이 줄었고, 일부 대손충당금이 늘어나면서 전반적으로 좋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수연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 연구원 역시 "일회성 요인들이 일부 발생했고, 충당금 적립 부분을 감안하면 일시적으로 전분기 대비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내다봤다.
아직까지 대외여건이 명확하게 개선된 시점이 아니어서 국내 상황 역시 개선 여지가 낮다는 판단이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웅진그룹 법정관리 등 기업 리스크가 금융권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트레이드 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가계소득이 증가하는 환경이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가계부채 리스크 해소를 위한 정부의 정책은 제한적"이라며 "이는 결국 은행의 순이자마진 축소로 이어진다"고 내다봤다.
우리투자증권 역시 10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연말까지 순이자마진(NIM)이 0.09%포인트 정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BS금융을 제외하면 모든 금융지주 및 은행의 경우 3분기 순이익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웅진그룹 리스크 탓에 실적 변동이 생겨 3분기 이익은 경상수지에 못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웅진그룹의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경우 웅진그룹의 영향에 따라 추가 충당금 적립 등에 의한 실적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 6월 말 현재 웅진 계열 총차입금은 4조3000억원으로 은행권 신용공여는 2조1000억원이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 4886억원, 신한은행 3022억원, 하나은행 2898억원, 산업은행 2518억원 순으로 조사됐다.
NH증권은 3분기 은행업 순이익을 2조3800억원으로 기존 전망인 2조7200억원 대비 12.2% 하향조정했다. 컨센서스 대비로는 12.3% 낮은 수준이다.
원인은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하락과 최근 극동건설과 웅진홀딩스 법정관리 신청에 따른 충당금비용 증가다.
카드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수수료 인하, 당국의 규제 강화 등으로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보험업계 역시 전년도 기저효과를 제외하면 개선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문제는 4분기에도 실적개선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특별히 실적이 나아질 만한 요인이 딱히 존재하지 않는 데다, 극동건설 및 웅진 리스크 탓에 쌓아야 할 충당금 규모는 늘어난 상황이다. 여기에 유럽 재정위기 등 대외 불확실성 증대로 인해 영업환경도 나빠진 상태다.
저축은행은 아예 경영능력이 지속가능하냐는 점에 대해 의구심이 높아진 상황이다. 금감원과 저축은행중앙회의 지난해 회계연도(2011년 6월 말 기준) 결산 결과에 따르면 93개 저축은행 가운데 13곳의 BIS 비율이 5% 이하였다. 여기에 자본잠식을 겪고 있는 저축은행도 20개가 넘었다.
11일 열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도 4분기 금융권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채권시장을 비롯해 금융권에서는 금통위가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당일 경제성장률 전망 수정치를 함께 발표한다는 점에서, 성장률이 내리면 금리도 덩달아 낮출 것이라는 기대감에서 출발한다.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그만큼 금융권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도 낮아진다. 구경회 현대증권 팀장은 "4분기의 경우 판관비가 많이 들고 순이자마진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므로 실적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