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名醫)를 만나다> “안과 발전 위해 렌즈 국산화 절실”- 이성진 순천향대서울병원 안과 교수
2012-10-10 17:31
이성진 순천향대서울병원 안과 교수 |
이성진 순천향대학교서울병원 안과 교수는 10일 망막박리는 근시가 있는 눈에서 잘 오는데, 우리나라는 인구의 60% 이상이 근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점차 중요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교수는 근시가 있는 눈은 없는 눈 보다 망막박리가 8배 정도 잘 생기며 우리나라 국민 중 고도근시는 근시의 5~10% 정도임을 감안할 때 100만 명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망막박리가 생기면 시야의 한 부분에 검은 커튼이 가린 것처럼 안 보이는 부위가 생긴다.
그대로 방치하면 돌이킬 수 없는 시력소실을 가져올 수 있지만 박리된 망막을 빨리 붙여주면 시력을 회복할 수 있다.
그는 지난 10년간 500여명의 망막박리 환자를 직접 당일 응급으로 수술하면서 이 분야 명의(名醫)로 인정받고 있다.
힘들긴 하지만 실명의 위기에서 힘들어하는 환자들을 생각하면 잠시라도 여유를 부릴 수 없었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망막은 눈 속에 벽지처럼 발라져 있는 얇은 필름에 해당되며 근시는 눈이 커지는 병으로 눈이 커지면 망막이 늘어나 얇아져 작은 충격이나 변화에도 망막에 구멍이 생길 수 있다.
이 교수는 "눈 속에 있는 물이 벽지(망막)에 생긴 구멍으로 스며들어가면 벽지 뒤에 물이 고이게 되고 벽지는 벽으로부터 떨어지게 된다" 며 "떨어진 벽지는 볼 수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부임 초 망막박리가 있는 젊은 여성을 수술한 사례는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그는 환자의 망막 뒤에 고여 있는 물을 빼고, 구멍이 있는 망막 부위에 눈 바깥에서 스펀지를 덧대어 눌러주는 공막돌륭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후 라식수술을 원했던 그 환자는 한쪽 눈은 라식수술을 받아 안경을 쓰지 않고도 시력이 회복됐으나 망막박리 수술을 받은 눈은 받지 못해 불편을 겪었다.
망막박리 수술을 받은 환자가 라식수술을 받기 위해서는 고도의 시술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2002년에 망막박리수술을 받은 눈을 다시 보게 해 주려고 홍채고정 알티산 안내렌즈삽입술을 배우기 위해 네덜란드로 향했다.
매우 위험한 시술로 당시는 금기시 됐으나 그 환자와 여러 번의 상담 끝에 그 수술을 해 보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는 "그 환자는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안경 없이 두 눈으로 잘 보고 있으며 비슷하게 수술을 받은 10명도 수술 뒤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며 "근시로 인한 망막박리가 있을 때 굴절교정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수술방법을 신중히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의 이러한 수술 결과는 외국 유명 저널에 발표되면서 망막박리 수술을 받은 눈은 굴절교정수술이 '절대금기'였던 것을 '선택적금기'로 바꾸는 계기를 만들게 됐다.
그는 2006년 아티잔 최고 외과전문의(Artisan Best Surgeon) 상을 받았고, 2010년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안과학회에서 이 내용을 강의해 2010년 ‘오프 더 리코드(Oph the Record)‘라는 잡지의 커버 스토리(cover story)로 선정됐다.
이 교수는 "고도근시에 사용되는 안내렌즈 뿐 아니라 백내장에 사용되는 인공렌즈가 국산화에 성공한 인도와 일본에서 고가로 수입하는 실정" 이라며 "안과 분야의 발전을 위해서는 렌즈의 국산화가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앞으로의 각오도 밝혔다.
그는 “신축한 신관으로 둥지를 튼 안과를 정감이 넘치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 며 "이곳에 망막박리 전문클리닉을 열어 환자들을 위한 24시간 대기하는 시스템을 구축, 세계 최고의 수술 결과를 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