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산운용 “ETF 수수료 인하 신중하게 검토”
2012-10-08 14:36
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삼성자산운용이 최근 자산운용업계 화두 중 하나인 ETF(상장지수펀드) 운용 수수료 인하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TF 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를 유지 중인 삼성자산운용의 ETF 인하는 자칫 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서다.
8일 KODEX ETF 출범 1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배재규 삼성자산운용 상무는 “ETF 수수료 인하는 결국 이뤄질 사안”이라며 “하지만 현 단계에서는 검토해야할 부분이 더 많다”고 이같이 밝혔다.
배 상무는 우선 미국과 달리 국내 ETF 수익 구조가 다른 점을 수수료 인하가 시기상조인 이유로 꼽았다.
배 상무는 “미국은 빌려주는(대차) 수수료를 운용사가 갖는 반면, 국내 시장은 그렇지 못하다”며 “규모의 경제학도 생각해야하는데 미국 시장의 수수료가 낮다고 이야하기하지만 국내 ETF 시장은 몇 백분의 일에 지나지 않아 비교가 적절치 않다”고 설명했다.
또 삼성자산운용은 그동안 ETF 시장 활성화를 위해 마케팅 비용 등 시장 조성 비용도 감안할 요소라고 강조했다. 배 상무는 “ETF 시장을 위해 삼성자산운용이 한 노력은 광고 비용, ETF 설명회 등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삼성자산운용은 ETF 시장에서 선두 위치에 있다는 점 때문에 수수료 인하가 업계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를 우려했다. 이미 수수료를 낮춘 운용사의 경우 증권사에 주는 보수가 상대적으로 낮게 돼 시장 활성화를 이끌 유인이 그만큼 적어진다는 얘기다.
배 상무는 “보수를 인하한 운용사는 그만큼 증권사에 보수를 안주는 걸로 알고 있다”며 “예를 들어 삼성 KODEX를 하나 사게 될 때 증권사 입장에서 기간에 따라 LP(유동성공급자) 보수가 들어오게 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첫 실물 ETF 상장에 대해서는 업계 공생을 위해 반길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단, 향후 실물 ETF 시장 진입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배 상무는 “구리 실물 ETF 상장은 당초 미래에셋과 공동으로 참여할 수 있었던 사안”이라며 “하지만 실물 ETF는 기초자산 관리 등의 어려움이 분명히 있고 당분간 진출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업계 공생을 위해서 새로운 기초자산 ETF가 상장되는 것은 분명히 반길 일”이라며 “만일 실물 ETF 시장이 안착된다면 다시 진출 논의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자산운용은 오는 2015년 순자산을 현재 7조원에서 15조원으로 늘려 ‘탑 3 ETF 운용사’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ETF만으로 모든 유형의 투자가 가능하도록 상품 라인업을 구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