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전송사용료 징수 첨예한 대립…해법은 아이튠즈

2012-10-05 17:12

아주경제 황인성 기자=음원전송사용료징수개정안을 두고 음악인과 유통업체 그리고 정부가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장의 질서를 바로 잡을 대안으로 FTA로 인한 아이튠즈의 국내 서비스 개방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지난 4일 오후 6시30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는 '음악시장 정상화를 위한 저작권법 개정안 공청회'가 열렸다. 이 자리는 내년부터 시행되는 음원징수사용료개정안이 음악인의 현실과 맞지 않다는 음악인들의 요구에 의해 마련된 자리다.

공청회에는 KMP홀딩스 신상규 음악사업부문 팀장이 사회를 맡았으며,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이재경 교수 겸 변호사가 발제를 맡았다. 토론 참여자는 KMP홀딩스 이승주 이사, 음원유통업체 로엔 이용장 부사장, 다이렉트미디어 남기철 부사장, 문화체육관광부 임원선 국장, 독립음악제작자 협회 김민규 회장, KOMCA 황세준 이사, 음악실연자연대 박기태 국장, 음반제작자협히 박성민 부장, 음악레이블산업협회 안정일 대표, KOMCA 황세준 이사가 참석했다.

음원전송사용료징수개정안은 올해 1월부터 제기됐다. 4월16일 음악 전송사용료 공총회를 개최해 종량제를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강화하자는 A안과 정액제를 기반으로 신곡에 대해 월정액제 서비스를 금지하는 홀드백 제도를 시행하자는 B안이 생성됐다.

이런 가운데 5월11일 문화체육관광부는 직속권한으로 A안과 B안을 통일시킨 단일안을 채택됐다. 단일안은 정액제와 정액베 서비스 그리고 홀드백을 도입한다는 내용이다. 음악인들은 개정안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이유는 음원생산자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토론은 초반부터 후끈 달아 올랐다. 음악인 관련 단체들의 공통된 의견은 바로 생존권 보장이었다. 정부와 음원유통업체 관계자들은 홀드백제도를 통해 충분히 음악인들에게 수익이 돌아간다는 입장이며, 음악인들은 홀드백제도는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한다고 반대하고 있다.

안정일 대표는 "홀드백 제도가 도입되면 음악인들의 수익이 나아진다고 이야기하지만, 사실 인디음악씬에서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더불어 음원유통은 음악인들이 자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특정 음원의 유통을 금지하는 홀드백제도는 유명무실하다"고 주장했다.

정부를 대변해 나온 임원선 저작권 정책국장은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예를 들며 홀드백제도가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임원선 국장은 "싸이의 '강남스타일'의 저작권료 3600만원이라고 한다. 하지만, 개정안을 도입한 가운데 계산하면 2억1000만원정도로 늘어난다. 홀드백 제도의 도입은 음원생산자에게 더 많은 수익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음악인들은 해외 서비스에 비해 음악인에게 돌아가는 음원수익의 비중은 턱없이 낮다고 지적했다. 아이튠즈가 음원 하나 다운로드할 시 음악생산자가 받는 수익은 저작권자 9%, 제작사 62%로 71%다. 하지만, 국내 음원유통업체에서 소비자가 음원 하나를 다운로드 받을시 음악생산자에게 돌아가는 수익은 35~40% 수준이다. 해외에 비해 절반정도 수준이 불과하다.

김민규 대표는 "인디씬에서 아이튠즈를 통해 해외에도 음악을 유통하고 있다. 국내 음원 유통한 뒤 얻는 수익금과 비교해 볼때, 어떤 프로모션도 하지 않는 해외 수익이 국내 음원 수익보다 더 나을 때가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서로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끝난 공청회에서 마지막 연사로 나선 민주통합당 최재천 의원(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호 간사)는 아이튠즈의 국내 상륙이 음원시장의 문제 해결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최의원은 "현재 복잡하고 왜곡된 구조를 가진 음악을 해결한 입법을 해결할 법안을 만드는 것이 불가능할 것 같다"면서 "최근 FTA를 통해 미국이 국내에 아이튠즈 서비스를 허용하도록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짧은 시간 내에 왜곡된 시장을 바로 잡을 수 있는 정책을 만들기는 힘들다. 아이튠즈가 국내 시장에 정착하는 게 현재 상황을 더 빨리 해결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음악인들은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아이튠즈가 들어와도 당장 시장의 환경이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현재 국내 음원유통업체는 해외 음원사이트에 비해 음원가격이 낮다. 아이튠즈가 음악생산자에게 더 많은 수익을 주는 것은 그만큼 높은 가격으로 음원을 판매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음원을 아이튠즈에 독점공급하는 현상도 일어나기 힘들다. 대다수 K-POP이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음악생산자들이 국내 음원 유통업체를 버린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현재 음원전송사용료 징수개정안은 음반 산업계의 생존을 좌지우지 하는 중대한 문제다. 음악인들은 생존의 문제이기에 민감하다. 유통업체는 음원수익이 올라갈때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과 소비자가 불법다운로드 시장으로 이탈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두 가지 상충된 의견이 충돌하면서 안개속 정황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