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대기업집단> "사외이사, 안건 반대 없어 내부견제 못한다"

2012-09-27 14:40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율 증가 추세<br/>-원안대로 가결되지 않은 안건 36건(0.63%)에 불과

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대기업집단에서 경영진을 감시하기 위한 사외이사 견제장치가 제 역할을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회 안건 중 사외이사의 반대가 미비하기 때문이다.

27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대기업집단 지배구조현황 정보공개’에 따르면 최근 1년간 238개 대기업 상장사의 이사회 5692건 안건 중 사외이사가 반대해 가결되지 않은 안건이 36건(0.63%)에 불과했다.

이중 부결된 안건은 13건으로 0.23%에 그쳤으며 나머지는 조건부 가결이나 보류, 수정 등 영향력이 행사된 경우가 23건(0.4%)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내부견제장치로써 경영을 감시할 사외이사가 거수기 역할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율은 증가한 추세다. 국내 238개 대기업 중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만 48.5%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47.5% 보다 1.0%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사외이사의 이사회 참석률은 90.6%로 87.8%이던 지난해와 달리 2.8%포인트 늘어났다.

반면 최근 1년간 경영권 견제 장치인 소수주주권의 경우는 3차례만 행사돼 아쉽다는 지적이다. 개인 소액주주들의 소수주주권 행사 역시 1건에 불과했다.

대기업의 사외이사 비중은 날로 커지고 있지만 지배주주를 견제할 사외이사제도 등 실질적 견제 장치의 내실화는 아직 멀었다는 게 공정위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편 전체 등기이사 5844명 중 총수일가는 9.2%로 535명을 차지했다. 이 같은 수치는 전년 8.5% 것에 반해 0.7%포인트 늘어난 수준이다.

총수의 이사등재 비중은 157명인 2.7%로 2.9%인 전년보다 0.2%포인트 감소했다. 친족의 이사등재는 6.5%(378명)를 기록, 전년대비 0.9%포인트 증가했다. 상장사의 총수일가 이사등재 비중의 경우는 비상장사보다 3.2%포인트 상승했다.

총수일가 이사등재 비율이 높은 기업은 부영, 세아, 대성 등의 순이며 낮은 순은 삼성, 미래에셋 등으로 기록됐다.

신영선 공정위 국장은 “사외이사 비중이 상승하는 등 제도 도입 수준이 높아졌다”며 “그러나 이러한 지배구조가 총수일가의 사익추구 행위 등 불합리한 경영관행을 적절히 제어하고 있는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