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애플 LTE특허 소송제기?…아이폰5 시장 반응 시큰둥

2012-09-13 16:24

[사진=아주경제DB]


아주경제 송종호 기자= '혁신' 없는 아이폰에 시장은 싸늘했다.

애플이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아이폰5를 공개했지만 제품 자체에 대한 관심도는 전작인 아이폰4S보다 떨어졌다.

오히려 삼성의 롱텀에볼루션(LTE) 특허 소송제기 여부, 국내출시 일정, 4분기 스마트폰 시장 판도 등 향후 전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 애플에 LTE 특허 소송 제기?

롱텀에볼루션(LTE)을 지원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삼성전자가 애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지에 시장과 업계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특허 침해여부를 따져보면서 소송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아이폰4S 공개 당시에도 채 하루가 지나지 않아 프랑스 파리와 이탈리아 밀라노 법원에 애플을 상대로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한 바 있다.

게다가 지난달 말 애플이 미국 소송 대상에 삼성전자의 최신 제품인 갤럭시S와 갤럭시노트 등을 포함시켰다는 점도 삼성전자의 맞대응을 점치게 하는 이유 중 하나다.

삼성전자 수뇌부도 조심스레 법적대응 의사를 내비쳤다.

신종균 삼성전자 정보기술모바일(IM)담당 사장도 아이폰5 공개 하루 전날 기자들과 만나 "애플과 부품분야에서 관계도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면이 있다"면서도 "LTE 통신 특허 등 가진 카드가 많다"고 말했다.

유럽전기통신표준협회(ETSI)에 따르면 LTE 표준특허 건수는 삼성전자가 총 819건(12.7%)으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 10위로 보유 특허가 318건(4.9%)으로 집계된 애플로서는 삼성전자의 LTE 특허를 피해갈 별다른 방도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삼성이 생각처럼 애플을 상대로 LTE 특허소송을 제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삼성이 보유한 LTE 특허 가운데 많은 부분이 표준특허이기 때문에 법원에 판매금지를 요청할 경우 독점적 지위 남용이라는 반격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부담감 때문이다.

또 디자인 특허소송과 달리 애플의 LTE 특허 보유건수도 300건을 넘어 삼성의 특허소송이 순탄치 못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아이폰5, 국내 출시는 언제?

한국은 이번에도 오는 21일인 아이폰5 1차 출시국은 물론 28일로 예정된 2차 출시국 명단에도 포함되지 못했다.

국내서는 KT와 SK텔레콤이 아이폰5 LTE를 판매한다는 것이 지금까지 국내 출시에 대해 확인된 전부다.

양사는 아직 구체적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간 아이폰 사용자들은 애풀의 국내 출시일 확정에 많은 불만을 가져왔다.

이들은 북미를 비롯해 유럽 등 거대 시장은 논외로 하더라도 홍콩, 싱가포르 등 한국보다 규모가 작은 시장도 1차 출시국에 포함된 것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대학원생인 박기현씨(30)는 "아이폰5 출시를 기다렸는데 국내 출시를 미룬 애플에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며 "LTE가 활성화된 한국을 아이폰5 1·2차 출시국에서 제외한 애플의 의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국내 방송통신정책이 아이폰의 출시를 지연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외 전파 기기의 개통을 위해서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운영 중인 '전파인증제'를 통해야 하기 때문에 출시가 최소 3주 이상 지연된다는 주장이다.

국내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애플은 지금까지 한국을 1차 출시국에 포함한 것이 없었다"며 "한국이 아이폰5 3차 출시국에 포함된다면 오는 12월에야 시장에서 판매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폰5, 4분기 스마트폰 시장 돌풍될까?

아이폰5 출시를 계기로 본격적인 하반기 LTE 스마트폰 대전이 시작됐다.

특히 세계시장에서 애플과 특허 소송전을 벌이는 삼성을 비롯해 부활 조짐을 보이는 LG전자와 스마트폰에 올인한 팬택 등 국내 업체들은 새 전략 스마트폰 공개를 앞두고 있어 한층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삼성은 지난 6월 출시한 갤럭시S3, 오는 10월 출시예정인 갤럭시 노트2 등으로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안정적인 1위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갤럭시 노트2는 전작인 갤럭시 노트가 글로벌 판매량 1000만대를 돌파할 만큼 높은 인지도와 입증된 우수성으로 아이폰5에 맞설 가장 강력한 LTE 스마트폰이라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LG도 오는 18일 새 전략스마트폰 '옵티머스G'를 공개하고 이달 말 시장에 출시한다.

옵티머스G는 LG디스플레이·LG이노텍·LG화학 등 계열사들의 역량을 집중해 개발됐다.

2100mAh(밀리암페어시) 대용량 배터리와 '트루HD IPS+' 터치화면, 1300만화소 카메라 등을 장착했다.

팬택도 슬림함을 강조하면서 기능을 강화한 제품을 선보인다.

이 회사가 이달 말 공개 예정인 제품은 5.3형 화면에 스냅드래곤 S4 프로세서를 채용할 예정이다.

아이폰5가 하반기 시장에서 시장 시대치를 뛰어넘는 돌풍을 일으키지는 못할 전망이다.

이순학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이폰5의 4분기까지 누적 판매량은 4000만대로 시장 기대치 수준으로 예상된다"며 "아이폰의 전세계 출시 사업자수가 아이폰4S에 비해 불과 10개 정도 증가했고 주요 시장인 북미에서 추가 성장이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잡스 없는 애플에 세계가 실망

과거 애플은 스티븐 잡스의 고집스런 스타일로 혁신을 거듭하며 승승장구 했다.

국내외 업계와 시장은 기대를 모았던 아이폰5에서 현 애플 최고경영자인 팀 쿡의 스타일을 찾을 수 없었다.

쿡 CEO는 "오늘 새로운 아이폰을 공개함으로써 애플은 200여개 기기를 보유한 최고 기업이 됐다"고 자축했다.

그러나 시장은 싸늘한 반응을 보여 애플과 대비된 모습을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은 5년간 트렌드로 군림했으나 이제 지루해졌다"며 "비난을 어떻게 피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혹평했다.

금융전문 매체인 마켓워치도 "아이폰5가 공개됐지만 가격이 크게 떨어진 이전 모델인 '아이폰4S'를 구입하는 것이 더 나은 판단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