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덫…민주 대선경선 초반부터 '파행'
2012-08-26 18:33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26일 울산 경선이 모바일 투표 방식을 놓고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후보가 불참하면서 파행으로 얼룩졌다. 이들 후보의 불참으로 당은 울산지역 현장 투표만 실시하고 합동 연설회는 생략하는 등 향후 갈등의 불씨만 키웠다는 평이다.
문제는 ARS(자동응답시스템) 방식의 모바일투표에서 후보 안내 메시지를 끝까지 듣지 않고 투표한 뒤 전화를 끊으면 이를 ‘미투표’로 간주한 것으로 전날 제주경선 개표 결과 드러났다. 기호 1~3번인 정세균 김두관 손학규 후보 등 비문(비문재인) 진영은 자신을 지지한 유권자들이 번호를 누르고 나서 바로 끊어 이들의 표가 투표로 인정받지 못했을 것이라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제주 모바일투표 선거인단은 3만2984명으로 전체 선거인단의 90% 이상을 차지했으나 투표율은 58.6%에 그쳤다. 이는 올해 치러졌던 1·15 전당대회(80.0%), 6·9전당대회(73.4%)의 모바일 투표율보다 20%포인트가량 낮은 수치다.
또 ARS에서 ‘끝까지 듣지 않으면 미투표 처리될 수 있다’는 사전 안내 메시지가 나오지 않았던 점도 반발을 사는 요인이다.
이에 대해 민주통합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와 선거관리위원회 연석회의를 열고 이미 모바일투표가 완료된 제주·울산 모바일투표 선거인단 투표 중 문제가 되는 경우 재투표를 실시키로 했다. 또 이날부터 이틀간 실시될 예정이던 강원지역 모바일투표는 27일 하루만 진행키로 했다.
김현 대변인은 “제주, 울산 모바일 선거인단 투표를 재검표해 문제가 되는 선거인은 절차를 밟아 투표할 기회를 다시 준다”고 밝혔다.
또 지난 15~16일 실시된 권리당원 모바일투표와 관련, “권리당원의 경우 투표가 미성립된 경우 이미 현장투표 기회가 제공됐거나, 제공될 것임으로 그 절차에 따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비문 후보들은 권리당원은 당 경선 일정을 잠정 중단하고 모바일 투표의 문제점을 전면 보완해야 한다고 맞서면서 이날 경선에 불참했다.
정 후보는 이날 울산 남구 종하체육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 이뤄진 투표 행위는 공정하지 못했다. 지금까지 이뤄진 권리당원 투표, 제주도 (모바일) 투표, 울산 (모바일) 투표는 소급적으로 시정돼야 한다”며 “시정조치가 없는 경선은 무의미하다”고 못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