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CCTV 13억인민 우롱…'육상스타' 류샹 올림픽 경기해설 '쇼' 논란
2012-08-24 15:34
사전에 류샹 심각한 발목부상 사실 입수…4가지 시나리오 준비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중국 관영 CCTV가 지난 런던올림픽때 류샹(劉翔)이 부상으로 경기를 제대로 못마칠 것이라는 사실을 사전에 인지했으면서 각본에 따른 해설을 한 것으로 드러나 중국인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특히 경기 당시 CCTV 해설자가 흐느끼면서 감동 해설을 한 것이 시나리오에 따른 것으로 알려져 시청자를 완전히 우롱한 행위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홍콩 밍바오(明報) 24일 보도에 따르면 CCTV는 런던 올림픽 허들 경기 사전에 이미 류샹이 심각한 부상을 당한 사실을 알고 4가지 대처 시나리오를 준비했으며, 류샹이 첫번째 허들에 걸려넘어졌을 때에도 침착하게 준비된 시나리오에 따라 경기 해설을 진행했다.
앞서 23일 중국 허난(河南)성 둥팡웨이바오(東方衛報)는 ‘류샹도 알고, CCTV 도 알고, 지도부도 알았다. 시청자들만 멍청하게 류샹이 기적을 만들 순간을 기다렸다’는 제목의 기사를 헤드라인으로 크게 실었다.
이 신문은 CCTV 올림픽 방송해설팀 관계자를 인용해 당시 류샹의 허들 경기를 해설하던 양젠(楊健)은 사전에 이미 류샹이 심각한 발목 부상으로 경기를 완주하지 못할 것이라는 소식을 입수하고 이를 상부에 보고했으며 상부 의견에 따라 양젠은 4가지 시나리오를 사전에 준비했다.
류샹이 경기를 완주하지 못했을 때 양젠은 흐느낀 나머지 중간에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고“29세의 노장입니다. 쉴 때가 됐지요. 최악의 결과가 현실로 나타났습니다”고 한 것도 모두 시나리오에 쓰여져 있던 내용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중국인들은 “진실은 없다” “양젠, 이 사기꾼. 울먹이는 것도 가짜였더니. 진실이란 게 있느냐?” “구역질 난다”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나” 등등 울분을 터뜨리며 중국 CCTV를 비난했다.
중국판 최대 트위터인 시나(新浪) 웨이보(微博)가 1만9000명을 상대로 한 여론 조사에서도 참가자의 76%가 CCTV의 보도에 대해 ‘속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답하는 등 CCTV의 의도적인 조작에 분개하는 목소리가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