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김영환 갈등' 장기화 조짐
2012-08-05 18:36
中 "김영환 선처했다" 주장<br/>정부 "수용못해…계속 문제제기" 밝혀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북한 인권운동가 김영환씨 고문과 관련, 중국이 일방적인 기존 주장을 되풀이함에 한ㆍ중 외교 갈등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김씨 고문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지 12일 만인 지난 3일 이규형 주중 한국대사의 면담한데 이어 내놓은 중국 정부 입장은 '김영환씨를 선처해 줬다'였다.
정부 당국자는 5일 “김영환씨의 진술은 매우 생생한 반면 중국 측은 구체적인 설명도 없이 부인하는 것을 우리가 수용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앞으로 고위급 방문과 양국 간 회담 등이 있을 때마다 이 문제를 의제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중”이라면서 지속적으로 중국에 이 문제를 제기할 방침임을 전했다.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이 대사는 지난 3일 약 1시간 15분 가량 장밍(張明)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을 만났다. 정부가 요구한 차관급 이상의 고위층 면담 보다 직위가 낮은 차관보급 면담이었다.
장 부장조리는 "중국은 관련 법 절차에 따라 김씨의 합법적 권리를 존중하는 가운데 문명적이고 인도적으로 대우해 줬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대사는 김 씨가 진술한 구체적 고문 내용을 제시하며 중국 측의 철저한 재조사 및 사과, 관련자 처벌, 재발 방지 등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이 대사는 팽팽한 분위기 속에 장 부장조리와 언쟁을 하기도 한 것을 알려졌다.
그러나 중국의 태도를 바꾸게 할 '결정타'가 없다는 점이 정부의 고민이다.
외교 당국은 정부 차원에서 김씨 문제를 국제형사재판소(ICC)나 국제사법재판소(ICJ)로 가져가는 방안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
우선 ICC가 다루는 '인도에 반하는 범죄'는 광범위하거나 체계적인 경우에 국한되기 때문에 김영환씨 사건처럼 독립적인 사례는 대상이 되지 않는다. 또 중국은 'ICC에 관한 로마 규정'의 가입국이 아니어서 제소가 힘든 상황이다.
한 전직 외교관은 “현재로서는 정부 차원의 대응에 어느 정도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시민사회와 인권단체가 유엔 인권이사회나 국제 인권회의 등에 문제를 제기하고 정부가 이를 지원하는 형태로 국제문제화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