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자금난'..은행들 대기업과 대출 차별

2012-07-24 09:28
높은 대출금리 부담

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중소기업이 높은 대출 금리의 영향으로 은행 대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말 국내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456조3824억원이다. 지난해 말보다 0.8% 증가한 액수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을 포함한 기업 전체의 대출 잔액은 578조7236억원에서 600조8890억원으로 3.8% 증가했다. 중소기업의 대출 잔액 증가율이 기업 대출 잔액 증가율의 5분의 1 수준 밖에 안 된 것이다. 이는 중소기업이 은행 대출을 받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에서 은행 대출의 비중은 압도적이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중소기업이 지난해 조달한 외부 자금에서 은행 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83.3%로, 회사채(3.2%)나 주식(1.1%)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중소기업의 은행 대출이 어려워지는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높은 대출 금리이다. 국내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올 상반기 월 평균 6%대를 꾸준히 유지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의 7.81%보다는 낮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올 상반기 대기업의 월 평균 대출 금리는 5%대에 머물렀다.

은행 대출과 같은 간접금융뿐 아니라 직접금융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중소기업이 주로 발행하는 신용등급 `BBB-‘의 회사채 금리는 올해 상반기 평균 9.87%로 집계됐다. 이는 대기업이 주로 발행하는 `AA-’ 등급 회사채의 상반기 평균 금리인 4.16%의 두 배를 넘는 수치다. 회사채 금리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소기업들의 주식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 규모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코스닥시장의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 규모는 1015억원, 유상증자 규모는 5192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각각 87.2%와 21.3% 감소한 수치다. 이처럼 중소기업들이 자금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올 하반기 경기가 더욱 악화되면 부도기업이 속출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