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영업재개 현장 가보니
2012-07-22 18:33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의무휴업 관련 조례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이 잇따라 인용되면서 대형마트들은 기다렸다는듯이 점포 문을 열고 영업에 돌입했다. 하지만 영업을 재개한 매장은 영업 재개에 대한 반가움과 아쉬움이 교차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일요일 장을 볼 수 있게 된 소비자들은 반가움을 나타낸 반면, 격주지만 일요일 휴식을 취했던 일부 시간제·아르바이트 근로자들은 아쉬움을 표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대형 유통업체들이 서울 마포구를 상대로 제기한 의무휴업일 조례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이 인용되면서 해당지역 점포들은 일제히 문을 열었다. 당초 22일은 마포구에서 지정한 의무휴업일로 대형 유통업체들은 영업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유통업체들은 지난 토요일부터 소비자들에게 "이번 일요일은 영업을 합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며 영업 준비에 들어갔다. 매장 입구에도 '일요일 정상영업'이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날 영업을 재개한 홈플러스 월드컵점은 오전부터 사람들로 가득 찼다. 100대가량의 차량을 수용할 수 있는 지상주차장은 오전 11시 30분에 만차되어 지하주차장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월드컵점에서 만난 주부 박모씨는 "요즘같이 덥고 비가 많이 내리는 여름철에는 자동차 없이 장을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마트 공덕점도 이날부터 본격 영업에 들어갔다. 이곳을 찾은 고객 30%는 어린 자녀들과 함께 온 부부였다. 서대문·중구 등 인접 지역에서 원정 쇼핑을 나온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매장을 찾은 한 부부는 "아이와 함께 쇼핑하려면 승용차를 가지고 와야 하는데 재래시장은 주차시설이 열악하다"며 "그동안 일요일을 피해 미리 쇼핑을 했는데 일요일에도 문을 여니 편리하다"고 전했다.
마포에 거주하는 배상수씨(29)도 "일요일에 마트를 찾았다가 몇 번 허탕을 쳤지만 이제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된다"면서 "대형마트 문을 닫는다고 해서 재래시장에 가는 것도 아닌데 조례에 허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임대매장 점주들은 이번 영업 재개를 가장 반기는 모습이었다. 그동안 누적된 피해액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의류매장을 운영 중인 한 점주는 "일주일 가운데 최대 매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일요일 영업을 못해 그동안 손실이 컸다"며 "다시 영업이 가능해져 다행"이라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반면 일부 매장 직원들은 일요일 가족들과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다시 사라졌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 주부 협력사원은 "격주지만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는데 다시 원래대로 돌아와 아쉽다"며 "회사는 영업 재개가 반갑겠지만 일부 비정규직 직원들의 표정은 반갑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조례 집행정지 가처분신청 인용으로 한때 80%에 육박하던 대형마트·기업형슈퍼마켓(SSM) 의무휴업 점포 비중은 60%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