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저서 '안철수의 생각'을 출간하고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서면서 민주통합당 대권 주자들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안 원장의 등장으로 민주당내 경선이 흥행에 실패할 수도 있다는 우려와 함께 후보 간 합종연횡 등 유불리를 계산하느라 분주하다.

22일 민주통합당 당내 예비경선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각 후보들은 정견 및 정책 발표, 북콘서트 개최, 종교단체 방문, 대선 출마선언 등 경선 흥행에 불을 지피느라 열을 올리고 있다.

민주당 후보들이 경선 행보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은 경선전이 본격 개시했음에도, 안 원장의 등장으로 흥행이 깨질까 하는 우려감에서 비롯됐다.

민주당 관계자는 "안 원장 등장으로 경선이 가려져 관심도가 떨어지게 됐고, 그만큼 민주당 후보들에게 손해"라고 말했다.

또 경선 및 단일화 구도와 지지율 제고 전략 등을 두고도 고민이 적잖다.

우선 당내에서 지지율이 가장 높은 문재인 후보는 안 원장 등장에도 크게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지층이 크게 겹치지 않고, 향후 단일화 경선에서 당내 지지를 토대로 안 원장을 꺾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안 원장의 등장으로 선거 판이 커지고 스펙트럼 확장이 가능해져 대선 본선에서 유리한 승부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문 후보가 안 원정에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낸 것도 이 같은 생각 때문이다.

'빅3' 중 김두관·손학규 후보의 경우는 다소 입장이 다르다.

표면적으론 안 원장의 출마를 환영하고 있으나, 중도층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안 원장의 등장에 달가울리 없다. 특히 이들 후보가 문 후보에 맞서 중도층 공략을 전략으로 뽑아든 상태다.

실제로 그동안 이들 후보는 라디오 방송 등에서 안 원장을 당내 후보로 참여시켜야 한다는 당내 입장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는 한편 결단을 보류하는 안 원장의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한 캠프 관계자는 "안 원장이 무대에 뛰어든 것은 지지율이 정체된 민주당 주자들에겐 직격탄"이라면서 "특히 지지층을 공유하는 중도층 후보들의 타격은 심각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