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에 은행권 수익성 악화 '직격탄'… 소비자는 '반색'

2012-07-15 15:45
NIM 0.4P 하락 전망, 대출이자 2조원 증발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전격적으로 인하하면서 은행권이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반면 금융소비자들은 대출금리가 낮아져 이자부담이 2조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금융당국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은이 기준금리를 3.25%에서 3.00%로 13개월 만에 0.25%포인트 인하하면서 은행들의 순이익 감소가 불가피해졌다.

이번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들의 3분기 순이자마진(NIM)은 0.4%포인트 정도 낮아질 전망이다.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시중금리에 영향을 미쳐 은행 대출금리도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옥죄기로 대출 증가율 자체가 크게 둔화되면서 수익성 악화에 신음하고 있는 은행 입장에서는 ‘설상가상’이다.

김은갑 NH농협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는 단기적으로 은행들의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수 있어 은행들의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조치로 은행권의 올해 순이익이 3000억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소비자들의 이자부담은 경감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되면 가계와 기업의 대출이자가 연간 2조원 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가계대출은 1조원, 중소기업은 7000억원, 대기업은 3000억원 정도 이자가 감소할 것이라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가계대출 이자 감소액을 변동금리 대출자(950만명 추정)로 나누면 1인당 10만5000원의 이자를 덜 내게 되는 셈이다.

다만 대출이자가 줄어드는 대신 예금이자도 감소하게 된다. 당장 기준금리 인하의 영향을 받게 될 예금 잔액은 150조원 정도로 이자 감소액은 3750억원 수준이다.

금감원은 은행들이 순이익 감소를 보전하기 위해 대출금리에 붙는 가산금리 등을 상향 조정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주부터 은행들의 금리 동향을 감시할 것”이라며 “은행별 금리 운용 계획을 검토하고 문제가 있으면 현장 점검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