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IRA 시장 독주 ‘공고’

2012-07-11 17:29
5월말, 2위 동양증권과 M/S 差…10%P ‘육박’

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지난해 업계 최대 격전이었던 기업퇴직연금 유치전이 끝나고 올해 니치마켓으로 부상한 IRA(개인퇴직계좌) 시장에서 삼성증권이 업계 독주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다.

11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5월말 기준 IRA 시장 점유율은 30.2%다. 이미 지난 1월말 기준 25.1%로 1위를 차지한 후 점유율을 보다 늘렸다. 2위권인 동양증권과의 격차도 벌어졌다. 지난 1월말 기준 동양증권 점유율은 23.5% 였지만 5월말 21%로 낮아졌다. 현재 삼성증권과의 점유율 차이는 10%포인트에 육박한다.


올해 들어 월별로 들어온 적립금이 꾸준히 늘어난 게 점유율 상승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월 IRA적립금은 1332억원이었지만 지난 5월에는 1677억원으로 340억원 가량 늘어났다.

IRA 시장에서 선두를 굳건히 지키는 삼성증권의 비법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타사와 차별화되는 상품인 ‘물가연동국채’를 꼽을 수 있다. 삼성증권은 물가연동국채를 중권사 중 유일하게 IRA에 편입가능한 상품으로 제공 중이다. 물가채는 기대수익률이 5% 미만인 타사 확정금리 상품에 비해 물가상승률이 3%대 중 후반 이상이면 5% 이상의 수익률이 가능하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증권은 물론 다른 금융업계 IRA 상품은 1년 단기 상품들이 대부분”이라며 “퇴직연금 성격상 장기적으로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상품 니즈가 크다는 측면에서 물가연동국채가 통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삼성증권이라는 브랜드 파워도 한 몫했다. 최근 방송광고를 통해 대외적인 퇴직연금 강자 이미지 알리기와 퇴직연금 연구소 인원을 확충하는 등 전사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이미 올해부터 지점 등 영업채널을 통해 고객들에게 IRA 알리기 전략을 실행 중이다.

타사 역시 브랜드 파워는 지니고 있지만 삼성증권과 달리 IRA 시장을 치고나가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 역시 퇴직연금 강자 이미지가 강하지만 대표상품은 여전히 ‘펀드’란 인식이 고객들에 강해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연금고객을 다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삼성증권이 고액 자산가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도 이유가 된다. 예탁 자산 혹은 펀드 자산 등을 기준으로 삼을 때 조금씩 규모는 차이가 나지만 1억원 이상 보유 고객 수는 삼성증권이 압도적으로 높다. 2위권인 우리투자증권과 보유 고객 수는 거의 두 배 차이가 난다는 지적도 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삼성증권의 고액 자산가 고객 베이스가 풍부한 점이 IRA시장을 먼저 선점할 수 있었던 이유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증권 측은 기존 고객 메리트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신규 고객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현재 IRA 가입자수 70%가 기존 고객이 아닌 신규 고객으로 점차 비중은 우상향 추세다.

하지만 아직 IRA의 수익 기여도는 미미하다. 대부분 신한은행, 국민은행 등 은행권이 IRA 시장을 가져간 상태며 시장 자체가 성숙되지 않은 점이 주된 이유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IRA에서 수익은 나오고 있지만 아직 수익 기여도 측면에서는 미미한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큰 만큼 주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